1∼8월 흑자 110억 달러…작년 239억 달러의 46%
한은 발표 ‘국제수지(잠정)’ 8월 경상흑자 48억 달러
4개월 연속 흑자지만…여전히 수입 감소 따른 불황형
수입 감소율 21%, 수출 감소율 6.5%의 3배도 넘어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가 작년 대비 반토막에도 못 미쳤다. 경상수지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8월 경상수지는 48억 1000만 달러(약 6조 4839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7억 9000만 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 3000만 달러), 6월(+58억 7000만 달러), 7월(+37억 4000만 달러)에 이어 4개월째 흑자가 계속됐다. 경상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7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9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6억 6000만 달러의 46%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50억 6000만 달러)가 4월 이후 5개월 연속 흑자였다.
수출(537억 5000만 달러)은 전년 동월보다 6.5%(37억 1000만 달러) 줄었다. 앞서 작년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감소한 뒤 12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특히 석유제품(통관 기준 -35.1%), 반도체(-21.2%), 철강 제품(-11.1%), 화학공업 제품(-10.4%)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20.0%), 동남아(-8.5%), 일본(-6.9%)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다만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8.1% 늘었고, EU(+2.7%)·미국(+2.4%)으로의 수출도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수입(486억 8000만 달러)은 전년 동월보다 21.0%(121억 9000만 달러) 줄어 감소액이나 감소율이 모두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27.6% 감소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석유제품 수입액 감소율은 각 45.9%, 41.7%, 40.3%, 15.1%에 이른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원유 가격의 감소 폭은 점점 줄고 있는데, 작년 7∼8월에 에너지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비축 물량을 확대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7∼8월 원유 수입 감소 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제조장비(-32.1%)와 반도체(-21.3%) 등 자본재 수입도 16.2% 줄었고, 승용차(-37.4%)와 곡물(-25.6%) 등 소비재 수입 역시 19.0%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1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7월(-25억 3000만 달러)보다는 적자가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12억 9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적자 규모가 소폭 커졌다. 세부적으로 여행수지(-11억 4000만 달러) 적자가 1년 전(-9억 3000만 달러)보다 약 2억 달러 늘고 7월(-14억 3000만 달러)보다는 약 3억 달러 줄었다.
운송수지의 경우 같은 기간 9억 달러 흑자에서 5000만 달러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14억 7000만 달러)는 7월(29억 2000만 달러)이나 작년 8월(25억 9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특히 배당소득 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사이 25억 6000만 달러에서 5분의 1 수준인 5억 6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57억 3000만 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4억 1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7억 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0억 5000만 달러 불었지만, 7월(+69억 달러)보다는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10억 1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누적 흑자를 약 245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남은 4개월 동안 월평균 40억 달러의 흑자를 낸다는 전제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도 하반기 흑자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부장은 "상품 수지와 여행 수지를 중심으로 9월 흑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연간 전망치 달성 가능성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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