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억 달러 흑자…지난해 12월의 41.2% 불과

한은 "흑자 축소는 계절적 요인…2월부터 확대 예상"

반도체 호조 힙입어 수출 14.2% 증가…4개월 연속

수입 내수 부진에 전년비 8.1% 줄어 11개월째 감소

지난 1월 경상수지는 9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지만 흑자 규모는 전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23억 달러 흑자로 돌아선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은 수출 증가와 함께 수입 감소의 영향을 받는 ‘불황형’이 계속되고 있다. 전년 동월비 수입액 감소는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1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영우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과장, 송재창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2024.3.8.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1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영우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과장, 송재창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2024.3.8.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4조 519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5월 흑자(23억 달러)로 돌아선 이후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1월 흑자 규모는 전달인 지난해 12월(74억 1000만 달러)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41.2%에 그쳤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수출 개선 흐름에 힘입어 양호한 흑자 흐름이 이어졌지만, 연말 연초 계절적 요인으로 1월에는 흑자 폭이 전월보다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송 부장은 이어 "2월 무역수지 증가를 고려하면, 2월 경상수지 흑자 폭은 조금 늘어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 흐름을 지속하고, 하반기에는 흑자 폭이 확대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42억 4000만 달러)가 작년 4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였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전달인 작년 12월(80억 4000만 달러)에 비하면 52.7%나 감소했다. 작년 1월(-73억 5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경상수지 추이 (2024년 1월)
경상수지 추이 (2024년 1월)

1월 상품 수출(552억 2000만 달러)은 전년 동월보다 14.7% 늘었다. 수출은 지난 2022년 9월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다가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반등한 뒤 넉 달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52.8%), 승용차(+24.8%)·기계류·정밀기기(+16.9%), 석유제품(+12.0%) 등이 많이 늘었고, 지역별로는 미국(+27.1%), 동남아(+24.4%), 중국(+16.0%) 등으로의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도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성능 메모리를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본격화됐고, 국가별로는 중국 쪽의 수요가 상승하면서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1월 수입(509억 8000만 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8.1% 줄었다. 수입은 지난해 3월(-3.3%) 이후 11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경기 부진과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1월 원자재 수입은 11.3%나 감소했다. 원자재 중 가스, 화학공업제품, 석탄의 감소율이 각 42.3%, 16.3%, 8.2%로 집계됐다. 하지만 원유(+6.0%)와 석유제품(+24.2%) 수입은 늘었다. 정보통신기기(-16.1%)를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도 3.8% 줄었고, 승용차(-44.6%)·곡물(-6.5%) 등 소비재 수입도 4.2% 감소됐다. 한은은 수입 감소는 내수 부진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월별 연도별 국제수지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월별 연도별 국제수지 추이. 자료 : 한국은행

1월중 서비스수지는 26억 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12월(-25억 4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도 커졌다. 서비스수지는 지난 2022년 5월 이후 21개월째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 1월 서비스수지는 출국자 증가로 여행수지 적자(-14억 7000만 달러)가 이어졌고, 지적재산권수지도 5억 2000만달러 적자였다.

송 부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출국자 수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는데, 입국자 수는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며 "여행수지 적자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변동성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6억 2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전월(+24억 6000만 달러)이나 1년 전(+66억 7000만 달러)보다 적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줄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 폭이 한 달 사이 22억 5000만 달러에서 13억 5000만 달러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월 중 28억 1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1억 6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2억 2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5억 1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65억 2000만 달러 각각 확대됐다.

 

월별 경상수지 (2024년 1월) 자료 : 한국은행
월별 경상수지 (2024년 1월) 자료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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