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대 무주택 급증 지난해 53만 가구
주택 소유율은 25.8%로 역대 가장 낮아져
청년 1인 가구 80% "내 집 마련 희망한다"
용산·태릉에 토지임대부 주택 쏟아부어야
지난해 서울에 사는 30대 무주택 가구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동시에 30대 가구주 4명 중 집주인은 1명 뿐으로, 주택 소유율은 역대 최저였다. 늦은 혼인, 1인 가구의 증가, 서울 집값 폭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에서 내집 마련이 극도로 어려워진 가운데 여전히 청년 1인 가구 중 80%는 자기 집을 원하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내집 마련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용산공원부지와 태릉골프장 등에 토지임대부 주택 대량 공급이 최선의 해법으로 보인다.
집이 없는 서울 30대 가구 53만, 통계 작성 이래 최대
24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주택소유통계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30대(가구주 기준) 무주택 가구는 52만 7729가구로 집계됐다. 무주택 가구는 전년보다 1만 7215가구 늘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는 2015년 47만 5606가구에서 2018년 45만 6461가구까지 줄었다가 이듬해부터 6년 연속 늘었다. 무주택가구 증가 폭은 2021년 3000가구대에서 2022년 1만 5000가구대, 2023년과 지난해 1만 7000가구대로 확대됐다. 특히 작년 증가 폭은 역대 가장 컸다.
빠르게 줄고 있는 30대 서울 주택 소유자
반면 서울의 30대 집주인은 3년째 줄고 있다. 지난해 서울 30대 주택 소유가구는 18만 3456가구로 전년보다 7893가구 감소해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무주택 가구가 주택 소유가구보다 2.9배로 많아 그 격차는 역대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서울 30대 주택 소유가구는 2015년 23만 7000가구 수준에서 꾸준히 줄다가 2021년 소폭 늘었다. 이후 다시 감소해 2023년(19만 1349가구) '20만 선'이 무너졌다.
무주택 가구는 늘고 주택 소유가구는 줄면서 주택 소유율은 낮아졌다. 지난해 서울의 30대 가구 가운데 주택 소유가구의 비중을 뜻하는 주택 소유율은 25.8%를 기록했다.
서울 30대 주택 소유율은 2015년 33.3% 수준이었으나 2020년 30.9%까지 떨어졌고 2021년(31.2%) 소폭 반등한 뒤 2022년(29.3%) 다시 하락해 지난해 25%대까지 내려왔다.
전국 30대 주택 소유율은 36.0%로 6년째 하락해 마찬가지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지만 서울과는 10%포인트(p) 이상 차이가 난다. 서울 집중과 서울 중심의 집값 급등이 청년층 자가 마련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다.
취업과 결혼 시기 지연이 주택 매입 시기를 늦추는 점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서울은 특히 1인 가구가 많다 보니 주택 소유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데이터처는 분석했다. 무엇보다 도저히 구입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폭등한 서울 아파트가격이 30대의 내집마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1인 가구 쳥년층 80% "내집 마련이 필요하다"
청년층은 1인가구라도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을 위한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토지주택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19∼39세 청년 무주택 1인 가구 700명을 대상으로 작년 8∼9월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3.2%가 "향후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는 '주택 구입자금 지원'(24.3%)과 '전세자금 지원'(22.3%)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18.6%), '공공분양주택 공급'(14.4%) 순이었다.
토지임대부 주택 대량 공급으로 청년들의 내집 마련 꿈 실현해야
30대 청년의 서울 집 마련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내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은 80%에 이른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명확한 건 기존의 공급방식으로는 서울에 내집을 장만하고 싶은 청년들의 꿈은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이제 서울은 변두리 신축 아파트조차 국민평형 기준으로 분양가가 12억 원이 훌쩍 넘는다.
기존의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아닌 대안적 주택공급방식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대안적 주택공급은 없는 것인가? 있다. 바로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이다.
예컨대 용산공원 예정 부지 100만 평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용적률을 최대한 적용해서 짓는다고 가정해 보자. 용산정비창(면적 약 51만㎡)이 용산공원 예정부지의 1/6 크기다. 그런 용산정비창 부지에 정부는 1만 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준주거지역 예정인 용산정비창을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하면 2만 가구도 가능하다고 한다. 용적률이 2배 이상 늘기 때문이다.
단순히 계산해 봐도 용산정비창에 1만 가구가 들어갈 수 있다면 용산공원 예정 부지에는 6만 가구가 가능하다. 만약 용산공원 예정 부지를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하면 10만 가구도 너끈히 가능하다.
지난 10년간 서울 아파트 준공물량(입주물량)이 대략 3만 8000호였다. 만약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최대 10만 호의 주택이 토지임대부 형식으로, 일시에 공급된다면 시장참여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압도적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공급 유형이다. 건물을 분양받는 사람은 전용 25.7제곱미터 아파트를 대략 3억~4억 원 남짓에 매수한 후, 매년 공공에 시장 가치 상당액의 토지임대료를 납부하며 평생 자가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다. 건물에 대한 재산권 행사는 전적으로 보장된다.
용산공원 예정 부지에 공급되는 10만 호 토지임대부 아파트는, 분양 혹은 임대라는 선택지 이외의 선택지라는 차원에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주택공급방식이 될 수 있다. 물량은 서울 아파트 평균 입주물량 3년치에 해당할 만큼 압도적이다. 입지는 강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이니 두 말할 필요가 없고, 국공유지인 만큼 정부가 결심만 하면 재개발이나 재건축과는 입주속도가 비교될 수 없이 빠를 수 있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은 투기 유발형 공급인 반면, 토지임대부 방식은 시장 중립을 넘어 시장안정형 공급이다.
용산공원 예정 부지만이 아니라 태릉골프장에도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 태릉골프장도 공공주택을 대규모로 밀어넣기에 최적의 자리다. 용산과 태릉뿐 아니라 서울에 있는 국공유지 가운데 실현가능한 곳은 전부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한다면 서울에 내집 마련이 소원인 30대에겐 복음이다.
용산과 태릉 등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대량 공급은 청년층의 꿈 실현과 동시에 서울의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조속하고도 과감한 결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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