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수지 작년 266억달러→올해 60억달러 급감
한은 발표, ‘국제수지(잠정)’…7월 36억달러 흑자
수출보다 수입 감소액 많은 불황형 흑자 석 달째
"수출 4분기에는 증가세 전환…국제 유가가 변수"
경상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냈지만 연간 누적 흑자 규모는 지난해의 23%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월간 경상수지 흑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35억 8000만 달러(약 4조 7811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4월(-7억 9000만 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 3000만 달러), 6월(+58억 7000만 달러)에 이어 3개월째 흑자다.
경상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5∼7월 이후 1년 만이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년 동기(17억 달러 흑자)보다 흑자 폭이 커졌다. 하지만 이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서 생긴 '불황형 흑자'다. 7월 수출액은 504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592억 2000만 달러)보다 14.8%(87억 9000만 달러) 감소한 데 반해, 수입액은 461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597억 4000만 달러)보다 22.7%(135억 9000만 달러)나 줄어들었다.
올해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0억 1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65억 7000만 달러)의 22.6% 수준에 불과했다. 흑자 규모가 작년에 비해 80% 가까이 급감한 셈이다.
7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42억 8000만 달러)가 4월 이후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 동월 기준으로 작년 9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석유제품(통관 기준 -41.8%), 반도체(-33.8%), 화학공업 제품(-16.4%), 철강 제품(-12.6%)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25.1%), 동남아(-20.9%), EU(-8.4%), 미국(-8.1%), 일본(-6.0%)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다만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5.7% 증가했다.
수입은 감소액이나 감소율이 모두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전년 동월보다 35.7% 급감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석유제품 수입액 감소율은 각 51.2%, 46.3%, 45.8%, 40.9%나 됐다.
반도체(-22.6%)와 반도체 제조장비(-13.7%), 수송장비(-13.3%) 등 자본재 수입도 12.5% 줄었고, 곡물(-20.3%)과 승용차(-19.2%) 등 소비재 수입 역시 12.1% 축소됐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7월 수출이 주춤했는데, 8∼9월 감소세가 둔화하다가 4분기에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다만 유가 오름세가 계속된다면 원유 관련 수입액이 늘어 상품수지 흑자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비스수지는 25억 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6월(-26억 1000만 달러)보다는 적자가 소폭 줄었지만, 전년 동월(-7000만 달러)보다는 적자 규모가 36배 넘게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14억 3000만 달러) 적자 폭이 1년 전(-8억 4000만 달러)의 거의 두 배에 이르렀고, 운송수지 흑자(9000만 달러)는 전년 동월(14억 7000만 달러)보다 13억 달러 이상 급감했다.
본원소득수지(29억 2000만 달러)는 6월(48억 5000만 달러)보다 적었지만, 전년 동월(26억 2000만 달러)보다는 많았다. 특히 배당소득 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사이 42억 3000만 달러에서 25억 6000만 달러로 줄었다.
7월 중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7억 2000만 달러가 늘어났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4억 2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6억 5000만 달러가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각 69억 달러, 26억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액(69억 달러)은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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