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SM엔터 시세조종 협의로 압수수색
이복현 금감원장 “실체 규명 자신감 있다.”
시세조종 사실이면 카카오 경영 차질 불가피
이 와중에 카카오엔터 투자사 소속 '아이브’
일정 급조정해 잼버리 K팝 콘서트 출연키로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승자의 저주’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 수사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판교 카카오 본사 안에 있는 김범수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지난 2월 카카오가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SM엔터 주가의 시세조종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시세조종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 위기에 처하는 등 카카오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번 사태는 SM엔터 경영진이 지난 2월 7일 발표한 2건의 공시가 발단이 됐다. 한 달 뒤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123만 주와 전환사채(CB) 114만 주를 카카오에 넘긴다는 것이 공시 내용이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는 SM엔터 지분 9.05%를 확보하고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이에 대해 SM엔터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반발하며 법원에 신주와 CB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에도 손을 내밀었다. 이에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이 보유한 SM 지분 18.46% 중 14.8%를 사들이고 SM엔터 지분 25%를 주당 12만 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공개매수는 실패했다. SM엔터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졌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이었던 2월 16일 IBK투자증권 판교점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법인이 SM엔터 총발행 주식의 2.9%를 매수했다. 이 영향으로 주가가 요동쳤고 하이브는 거래의 배후가 의심스럽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카카오는 의혹을 부인했으나 금감원은 수사에 착수했다. 카카오와 김 창업자가 공개매수 기간에 인위적으로 주가에 관여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4월 검찰과 함께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사무실, 서울 성수동 SM엔터 본사를 연이어 압수수색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실체 규명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주식시장에서 시세조종은 명백한 불법이다.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은 증권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상장증권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 행위 등을 시세조종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자금력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이다. 주가조작으로 얻은 이익이나 손실 회피액이 크면 최대 무기징역이나 주식매매 이익 금액의 5배에 달하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카카오는 하이브가 SM엔터 인수를 포기한 뒤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 최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와 김 창업자는 ‘승자의 저주’에 직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카카오와 김 센터장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이 상실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금감원이 김 창업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한 직후 카카오엔터가 최대 주주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아이브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최대 행사인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에 추가로 출연하기로 해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아이브는 당초 다른 일정이 겹쳐 나오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출연자 명단에도 빠져 있었다. 그런데 하루 이틀 만에 결정이 바뀌면서 정부가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의식했는지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아이브의 추가 출연이 결정된 뒤 “아이브가 6일 공연 출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일정을 조정해 자발적으로 상암동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출연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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