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점유율 3개월새 4.75%→4.32%

카페 등 ‘커뮤니티’ 이용자 7.59%→3.88%

타임톡 사용 경험자 중 ‘불만족’ 응답 60.7%

“정권 눈치보며 주고객 진보 누리꾼 외면한 탓”

포털 사이트 다음이 6월 8일부터 기사 댓글을 없애고 실시간 채팅인 '타임톡'을 도입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포털 사이트 다음이 6월 8일부터 기사 댓글을 없애고 실시간 채팅인 '타임톡'을 도입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인터넷 포털 다음이 뉴스 댓글을 없애고 ‘타임톡’을 도입한 지 3개월가량이 지났다. 다음에서 댓글이 사라지면서 이 포털 사이트를 찾는 이들이 감소했고, 타임톡에 대한 만족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댓글 대신 실시간 채팅을 벌이다가 일정 시간 뒤 채팅 내역이 모두 사라지는 타임톡을 6월 9일 도입했다.

다음, 타임톡 도입 후 점유율 감소

인터넷 접속 통계, 방문자 등을 분석하는 ‘인터넷트렌드’ 사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다음의 포털(네이버, 구글, MSbing 등) 국내 검색 점유율은 타임톡 도입 전(올해 1~6월 7일) 4.75%에서 도입 후(6월 8일~8월 말) 4.32%로 감소했다. 이는 3개월 만에 0.4% 넘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정치·행정’ 항목 검색 점유율은 9.22%에서 7.83%로 줄었다. 다음 이용자들의 경우 정치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많은데, 이들이 댓글이 사라지자 다음의 정치 영역에서 떠난 것으로 보인다.

검색 이용자가 감소하면서 카페 등 ‘커뮤니티’ 영역의 이용자도 급감했다. 커뮤니티 이용 점유율은 댓글을 없애기 전 7.59%에서 3.88%로 줄었다. 다음 카페 등을 친교 공간으로 활용하던 진보 성향의 이용자들이 떠났다고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올해 1~6월 7일 58.74%에서 6월 8일~8월 말 57.04%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구글의 점유율은 31.43%에서 33.08%로 상승했다. 다음과 네이버를 떠난 이용자들이 구글로 유입됐다고 볼 수 있다.

진보 성향의 커뮤니티인 사이트인 클리앙에서는 누리꾼들이 다음을 떠난 이유들을 언급했다. 한 이용자는 게시판에 ‘망해가는 다음 포털’이라는 제목으로 “솔직히 검색도 거지 같기는 해도, 우리 편이라 생각해서 억지로 썼었는데 저부터도 버린지 꽤 됐네요. 예전 아고라 때도 좋았는데…”라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는 ‘다음 댓글이 없어지고 나서 예상되던 게 있었는데 그대로 되네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들 유튜브 뉴스에 댓글을 다네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유시민 작가가 최근 말했던 것처럼, 뉴스에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거나 뉴스 외 추가적인 정보로서의 보완 기능을 위한 댓글 기능이 사라졌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타임톡 도입 이전 올해 1월~6월 7일까지 포털 검색 점유율. 인터넷트렌드 사이트 갈무리
타임톡 이후인 6월 8일~8월31일 포털 검색 점유율. 인터넷트렌드 사이트 갈무리

60.7%가 “타임톡 만족하지 못한다”

타임톡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누리꾼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31일 ‘인터넷 포털의 뉴스 댓글 공간 정화 정책들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재단은 포털의 뉴스 댓글 공간 정화를 위한 정책들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타임톡 사용 경험자 중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60.7%에 이르렀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39.3%에 그쳤다. 특히 정치 성향 별로는 ‘진보’에서 만족도가 24.4%로 저조했다. 다음 댓글을 이용하던 진보 성향 누리꾼들이 타임톡에 불만을 가진 것이다. 중도에서는 45.0%, 보수에서는 58.8%로 만족도가 갈수록 높았다.

연령대별 만족도는 모두 30%대 중후반을 보였는데(30대 37.5%, 40대 35.9%, 50대 33.3%, 60대 36.8%), 유독 20대에서만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이 62.5%로 가장 높았다.

타임톡을 알고 있는 응답자 176명 가운데, ‘타임톡에 댓글도 써봤고, 다른 사람들의 댓글을 본 적도 있다’는 응답 비율은 14.8%에 그쳤다. ‘타임톡 도입 후 다음에서 뉴스를 본 적 없다’는 응답은 6.8%였다. 타임톡 이후 진보 성향 누리꾼들이 일부 다음을 떠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포털 사이트 입장에서 이용자들의 유출은 큰 손해다. 수입의 가장 큰 부분이 검색 광고 수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다음이 ‘주요 고객’인 진보 성향 누리꾼들을 외면한 이유는 정치적인 고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지훈 IT전문가는 “현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다음은 포털 장악이 아니겠느냐”며 “보수 정권이 들어서며 ‘알아서 기는’ 모양새를 취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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