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수해 관련 영상 1개, 의혹 반박 영상은 5개

페북·인스타·트위터·카카오 등은 수해 관련 자료 '0건'

"전국이 비 피해로 생지옥인데 고속도로가 우선이냐"

"내 세금으로 뭔 짓을 하는 거냐" 시민들 항의 빗발쳐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홍보자료. 2023.7.18.
국토교통부 홍보자료. 2023.7.18.

전국적인 물난리로 국민들이 고통받는 와중에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대한 반박 내용을 담은 유튜브 쇼츠 영상(짧은 영상)과 그래픽 홍보물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며 김 씨 일가를 두둔해 지탄을 받고 있다.

18일 오후 4시 현재 국토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계획 급변경과 관련, 의혹을 반박하는 내용의 쇼츠 영상 5건이 올라와 있다. 영상 제목은 △국토교통부가 강하IC 설치 제안? 결론은 사실이 아닙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 이유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시 1300억? △예비타당성 조사 후 시·종점 변경, 이례적인가? △서울 양평 고속도로 오해와 진실! 등이다.

국토부가 해당 영상을 올린 시기는 7월 13일부터 16일 사이로, 수해로 40여 명의 국민이 숨지거나 실종된 때와 겹친다. 이 기간 오송 지하차도 참사(7월 15일)도 발생했다. 국토부 수장인 원희룡 장관은 집중 호우에도 폴란드 해외 일정을 수행하다가 참사 현장을 뒤늦게 방문한 것도 모자라, 현장에서 견인차를 막고 기자회견을 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수해 관련 주무부처 국토교통부 유튜브 채널. 서울-양평 고속도로 게이트 의혹 반박 영상은 5개 올라왔지만, 수해 관련 영상은 원희룡 장관 동정 영상 1개가 전부다. 2023.7.18. 국토부 유튜브 갈무리
수해 관련 주무부처 국토교통부 유튜브 채널. 서울-양평 고속도로 게이트 의혹 반박 영상은 5개 올라왔지만, 수해 관련 영상은 원희룡 장관 동정 영상 1개가 전부다. 2023.7.18. 국토부 유튜브 갈무리

같은 기간 국토부가 운영하는 블로그·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카카오스토리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국토부가 양서면 종점에 대해 말 바꿨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은 계획된 바 없습니다 △국토부가 강하IC 설치 제안? 양평군에서 먼저 요청 △종점 변경으로 사업비 증가? 1300억원 아닌 140억원 △고속도로 사업의 58%가 예비타당성 조사 후 시·종점 변경 등 유튜브와 비슷한 취지의 그래픽 홍보물이 올라와 있다.

반면, 수해 상황과 관련된 홍보물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카카오스토리 등 주요 SNS에서 전무했으며, 네이버 블로그에만 △철도 복구상황 긴급점검 회의 열어 피해 최소화 및 철저한 사전점검 지시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 재점검 및 빠른 수습 지시 △산사태 피해 현장 점검 및 철저한 비상대응체계 유지 지시 등 장관 동정 자료만 3건이 올라와 있었다.

유튜브에도 원 장관이 지난 17일 한국철도공사 관제 운영상황실에 가서 발언한 모습을 담은 장관 동정 관련 쇼츠 영상 1건이 전부다. 김 씨 일가 특혜 의혹 관련 반박 영상을 5개 올릴 동안 수해와 관련해서는 1건 외에 전혀 영상을 올리지 않았다. 수해 관련 주무부처로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알려야 할 사안에는 미흡했으면서, 대통령 부부 일가의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데에만 매진한 것이다.

 

수해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인스타그램. 수해 관련 홍보물이 전무하다. 2023.7.18. 국토부 인스타그램 갈무리
수해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인스타그램. 수해 관련 홍보물이 전무하다. 2023.7.18. 국토부 인스타그램 갈무리

SNS 영상과 홍보물 댓글에도 일부 정부·여당 지지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판 일색이다. "전국이 비 피해로 생지옥인데 뭐하는 짓이냐" "전국적 호우로 수해 피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재난 상황에 계속 이 게시물 올릴 거냐" "폭우로 난리인데 주말에 나와서 이런거나 올리고, 고속도로가 국토부 최우선 과제냐" "지금은 폭우로 모든 국민들이 슬퍼할 시점에 이따위 글이나 올리냐" "홍수로 난리이고 일요일인데 왜 이런 영상을 업로드 하냐" 등 시민들의 항의성 댓글이 이어졌다.

국토부에 대한 비판도 상당 수였다. 시민들은 "이런 영상 만드는 데 세금을 쓰냐"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지냐" "똑바로들 해라, 왜 김건희 땅이 거기에 있냐" "이런 식으로 국민들 상대로 사기 치지마라 안 속는다" "이런 걸 뿌리니 더 열 받는다" "그만! 이젠 더 못 봐주겠다" "변명 좀 그만해라, 안 해도 국민들 다 알고 있다" "적당히 좀 해라, 공무원들이 안쓰럽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아울러 국토부가 올린 해명 자체도 엉터리 투성이다. 대표적인 내용만 살펴보면, 국토부는 홍보물을 통해 강하IC 설치를 제안하지 않고 양평군이 지난해 7월 제안했다고 한 설명하고 있지만 그에 앞선 지난 5월 용역업체가 작성한 착수보고 문건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용역업체 측은 지난 13일 국토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해 국토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만 개최한 설명회에 참석해 자신들이 변경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사실관계도 틀린 자료를 지금까지 올리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인스타그램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의혹 반박 홍보 자료에 올라온 시민들의 항의 댓글. 2023.7.18. 국토부 인스타그램 갈무리
국토교통부 인스타그램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의혹 반박 홍보 자료에 올라온 시민들의 항의 댓글. 2023.7.18. 국토부 인스타그램 갈무리

고속도로 사업 58%가 예비타당성 조사 후 시·종점을 변경했다는 내용도 단순히 숫자만 비교한 '반쪽짜리' 설명에 불과하다. 예타 도입 이후 시·종점 위치가 바뀐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시민언론 민들레>가 분석한 결과, 시점이나 종점 또는 구간 간의 차이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 변경 거리인 7.5㎞보다 더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은 4개 사업에 불과했다. 2009년까지 있었던 사례일 뿐이고, 최근 10년 서울-양평 고속도로처럼 크게 변경한 사례는 전무했다.

한편 원 장관은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에서 기자회견을 이유로 견인 차량 통행을 20초 가량 지체시킨 것과 관련, 전날(17일)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들에 둘러싸여 있어 뒤에서 견인차가 오는지 여부를 전혀 알 수 없었다"며 "제가 (영상에서) '짧게'라고 말한 것은, 인터뷰를 하는 것 자체가 현장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짧게'하자고 기자들에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원 장관은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기사이고, 매우 유감"이라며 "기사가 나간 뒤, 이런 사실을 알렸음에도 기사는 삭제되지 않았고, 오히려 다른 언론을 통해 확산되기에 이른 것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 사태수습에 노력해야 할 때, 사실과 전혀 다른 기사로 국민을 현혹하는 일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지난 16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총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금 견인 차량 들어가야 한다"라는 말이 들리지만, 원 장관은 "(인터뷰를) 짧게 하고"라고 말한다. 이에 현장 인원이 원 장관 바로 뒤까지 다가와 "견인차 들어온다고 해서 잠깐 피해달라"고 하자 그제서야 자리를 피한다. 2023.7.18. CBS 노컷 유튜브 채널 갈무
지난 16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총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금 견인 차량 들어가야 한다"라는 말이 들리지만, 원 장관은 "(인터뷰를) 짧게 하고"라고 말한다. 이에 현장 인원이 원 장관 바로 뒤까지 다가와 "견인차 들어온다고 해서 잠깐 피해달라"고 하자 그제서야 자리를 피한다. 2023.7.18. CBS 노컷 유튜브 채널 갈무리

16일 <CBS 노컷> 유튜브 영상을 보면 원 장관은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이 과정에서 "지금 견인 차량 들어가야 한다"라는 말이 들리지만, 원 장관은 "(인터뷰를) 짧게 하고"라고 말한다. 이에 현장 인원이 원 장관 바로 뒤까지 다가와 "견인차 들어온다고 해서 잠깐 피해달라"고 하자 그제서야 자리를 피한다.

SNS 등을 통해 해당 영상이 공유되면서 "견인차를 막고 있는 장관 처참하다" "당신 인터뷰가 우선이 아니다" "견인차 들어가는 것보다 인터뷰 그림이 중요하냐" "사고 수습보다 기자회견이 중요한가" "장관(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견인차 막고 도지사(김영환 충북도지사)는 배수작업 정지 시키고 잘들한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