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상승률 2.4%로 여전히 목표치 웃돌아
신선식품 11.7% 폭등, 석유류 4.3% 올라
11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에도 체감 어려워
기재부 "하반기 2% 초·중반" 큰소리 치지만
국제유가·환율 상승에 태풍 등 도처에 복병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다.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고, 지난 4월 이후 석 달째 감소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체감물가과 밀접한 신선식품지수는 두 자릿수 상승률이 계속되고 있다. 석유류는 1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 둔화 흐름에 불안 요인이 될 조짐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다.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전년 대비 6.5%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산물(0.5%)과 축산물(-0.8%)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농산물이 13.3% 나 폭등한 결과다. 사과(63.1%)와 배(139.6%) 등 과일 가격 강세는 지난달에도 계속됐다. 토마토(18.0%), 고구마(17.9%) 등 품목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김은 28.6% 상승해 1987년 12월(34.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비 4.3% 올라, 2022년 12월 6.3% 증가한 이후 18개월 만에 최고 상승했다. 외식 물가도 3.0%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 지수는 458개 품목 중 식료품 및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 309개 품목으로 작성한다. 우리나라 방식의 근원물가 지수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0% 상승했다.
가격변동에 민감한 144개 품목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8% 올랐다. 구성 품목들이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체감 물가에 가깝다. 식품은 3.4%가 상승했고, 식품이외는 2.4%가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2.4%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가 2%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7월(2.0%) 이후 11개월 만이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는 전년동월보다 11.7% 오르며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선어개(-1.4%)와 신선채소(-0.8%)는 감소했지만, 신선과실이 31.3%나 급등했다. 자가주거비 포함 지수는 2.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보이자 관계당국은 물가가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향후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 물가는 당초 정부 전망대로 2% 초·중반대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물가 상승률 둔화는 지난해 급격한 물가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태풍과 폭우 등 기후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환율과 유가 외부 변수 등 하반기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7월에도 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물가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민생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하반기 농산물·식품 원료 51종에 할당 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여름철 농산물 수급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배추·무 등의 비축 및 방출 물량을 조정할 방침이다. 또한 석유류 가격의 편승 인상을 막기 위해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을 가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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