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세에 작년 폭등 따른 기저효과 영향

배 120%, 사과 17% 등 추석 관심 품목 불안 여전

정부, 안정목표치 달성 강조하며 안정된 흐름 예상

정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오르기만 하는 물가를 걱정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체감과는 괴리가 크기만 하다. 지난해 농산물값과 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낮아진 상승률은 일반의 인식과는 동떨어져 있다. ‘경제가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는 딴 세상 얘기의 물가 버전이라고 할 만하다.

 

2024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 : 통계청
2024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 : 통계청

통계청이 3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5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0% 상승했다. 2021년 3월 1.9%를 기록한 뒤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2.9%) 이후 다섯 달 연속 2%대를 기록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 물가가 1.4%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0.47%p 끌어올렸다. 석유류 물가는 0.1% 상승하면서 전달(8.4%)보다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국제유가 하락세에 더해 1년 전 상승 폭이 컸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겹친 결과다. 전체 물가 기여도도 전달과 비교해 0.31%p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용 LPG는 16.8% 오르며 2022년 7월(2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농·축·수산물은 2.4% 올랐다. 물가 기여도는 0.19%p였다. 이중 농산물은 3.6% 올랐다. 전달(9.0%)에 비해 상승 폭이 둔화했다.

서비스물가는 2.3% 오르며 전달(2.3%)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중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 물가는 각각 1.4%, 3.0%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2.8%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 폭을 상회했다.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3.2% 오르며 전월(7.7%)보다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다. 7월 21.3%를 기록했던 신선과실 상승률은 지난달 9.6%로 둔화했다. 하지만 배(120.3%), 사과(17.0%) 등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추석을 앞둔 서민들이 물가를 직접 체험하는 품목들은 여전히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자료 :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자료 : 통계청

신선채소 물가는 1.7% 하락하며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16.5% 오르며 상승 폭이 전달(6.3%)보다 확대됐다. 폭염·폭우 등 날씨의 영향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활물가지수도 2.1% 상승하면서 전달(3.0%)보다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1% 상승했다. 전달(2.2%)보다 0.1%p 낮아진 것이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겸 경제형벌규정 개선 TF 회의'에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도달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상이변, 국제유가 불안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소비자물가는 2%대 초반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물가상승률은 큰 공급 충격이 없다면 당분간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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