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지방선거 통틀어 역대 최고
"사전투표 20%대면 민주당이 유리해"
투표율 40%는 무난…막판 결집 관건
"얼마나 본투표장 나오냐가 당락 결정"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최종 투표율 22.64%로 마감됐다. 역대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투표가 종료된 오후 6시 기준 강서구 전체 유권자 50만 603명 중 11만 3313명(22.64%)이 사전투표를 했다.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지난 6일 사전투표율은 8.48%로, 직전 지방선거(2022년 6월 1일)의 강서구 사전투표율 9.81%보다 낮았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이날은 토요일이어서 첫날보다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대치였던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 21.95%를 넘어섰다. 4·7 보궐선거 당시 강서구의 사전투표율은 21.45%였다. 지방선거 중 가장 높았던 지난해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0.62%도 뛰어넘었다.
이번 선거는 전국에서 치러지는 유일한 보궐선거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인데도 다른 선거와 달리 관심이 높은 만큼 여야 지지층이 결집해 높은 사전투표율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도부는 사전투표 첫날부터 집중적으로 유세를 펼쳤다.
높은 사전투표율 누구에게 웃어줄까
전문가들은 통상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고 낮을수록 국민의힘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지만, 높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사전투표율이 26.7%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2020년 총선은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했지만, 지난 대선의 사전투표율은 36.93%로 대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0.73%포인트차로 당선됐다.
다만 이번 선거의 경우,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정권 심판론 바람이 더 거센 만큼 높은 사전투표율은 야당에 유리하다고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사전투표가 20%대에 이른다면 야당이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다면 여당에게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강서구는 지난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46.97%)보다 이재명 대표(49.17%)에게 더 많은 표를 줬던 지역이기도 하다. 강서구 갑(강선우)·을(진성준)·병(한정애)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 역시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지역구 특성을 고려했을 때, 정권 심판론이 사전투표율을 높였을 가능성이 높다.
최종 투표율 40% 무난…막판 결집이 관건
남은 변수는 본투표다. 민주당으로서는 사전투표를 통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번 선거가 '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지는 만큼 정권 심판론에 숨은 '샤이 보수' 움직임도 일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양당 후보도 막판까지 지지층 결집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이번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을 40%대 정도로 관측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와 인터뷰에서 "보통 보궐선거가 30% 중후반대 나온다"며 "그런데 (이번 선거는) 관심이 높기 때문에 40%는 넘기지 않을까 보고 있다"라고 했다.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본투표율도 높았다. 사전투표율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한 점을 봤을 때, 최종 투표율 40%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50%대 투표율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사전투표와 마찬가지로 막판까지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분노, (정권을) 바꿔야 된다는 여론이 높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바닥 민심에 대해서는 민주당에게 그래도 한번 이번에 기회를 주고 민주당이 뭔가 해야 되는 것 아니냐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홍 원내대표는 "다만 투표라는 것은 지지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 나가서 찍어야만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투표장에 나가서 얼마큼 적극적으로 투표를 하느냐가 그날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유세 나서려다 2시간 전 취소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강서구 마곡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진교훈 후보 집중 유세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2시간 정도 앞두고 취소했다. 이 대표의 유세 참석 취소는 건강 상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무리한 일정을 소화한 여파로 보인다.
단식 후유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이 대표는 전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한 공판에 참석한 뒤, 오후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동의안 표결을 위해 국회 본회의에 왔다.
정치권에선 이번 보궐선거를 계기로 이 대표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본인이 강력하게 희망했던 현장 유세 일정까지 취소한 것을 고려하면 당무에 완전하게 복귀하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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