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초전”…여야 사활 건 선거운동
정청래 “민주당은 크게 이기는 게 목표”
유상범 “일꾼론 먹히고 있어…승부 될 만하다”
승패 따라 지도부 운명도 갈릴 듯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하나에 불과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전국 선거를 방불케 할 정도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지난 6~7일 사전 투표에 이어 11일 오전 6시~오후 8시 본투표가 실시되며 당선자의 윤곽은 자정 전후로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여야는 승기를 잡기 위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했다.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여야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총출동하면서 총력전을 펼쳤지만, 선거 판세 예측에서는 다소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사전 투표율(22.64%)을 두고도 ‘정권 심판론(민주당)’과 ‘민주당 심판론(국민의힘)’으로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는 오전 7시 발산역 아침 인사를 시작으로 강서구 전역을 도보로 누비며 구민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화곡역(오전 10시), 염창역(오후 2시), 등촌사거리(오후 4시 30분)에 이어 자정까지 까치산역, 화곡역 먹자골목, 강서구청 먹자골목을 도보 순회했다. 오후 5시 30분에는 강서구청 사거리에서 정청래 의원 등 최고위원, 홍익표 원내대표, 국회의원들이 총집결하는 마지막 집중 유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이재명 대표가 퇴원 후 직접 강서구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 것이 유권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고 자평했다.
진 후보는 선거운동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고 “13일 동안 강서구 거리에서, 지하철역에서, 시장에서, 공원 곳곳에서 많은 강서 주민들을 만났는데 대부분 민생의 어려움을 호소했다”면서 “고물가, 고금리에 중산층, 서민은 허리가 휘는데 국민의 삶을 지켜줘야 할 정부는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도제한 완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원도심과 노후단지의 주택단지 재개발과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마곡개발을 성공시키고 고도제한 완화의 물길을 튼 민주당의 실력과 경험, 행정전문가 진교훈이 맡아 강서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라고 밝혔다.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10일 오전 7시 강서구청 사거리에서 아침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9시부터 유세 차량을 타고 구민들을 만났다. 오전 10시 30분 강서지구 월남참전 전우회 용사들과 만났으며 11시부터 다시 유세 차량을 타고 강서구 전역을 누볐다. 오후 6시에는 발산역 1번 출구 앞 광장에서 ‘파이널 유세’를 열었다.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인사들이 총집결했다. 김 후보는 파이널 유세를 마친 뒤 자정까지 방화동 일대를 돌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메시지에서 “서울로 상경한 청년들이 강서구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면서 “원룸 오피스텔이든, 구도심 빌라든, 대부분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각자의 삶을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청년들에게 구청장이 아닌 ‘형’으로 다가가 힘을 주고자, 직접 노래를 불러봤다”면서 “우리 청년들이 강서구에서 ‘좋은 일자리’를 가지고, 강서구에서 배우자를 만나 결혼해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강서구에서 귀여운 아이 낳아, 수준 높은 교육을 받게 하고, 또다시 이 아이들이 건강히 자라 ‘강서의 미래’가 되게 만드는 것이 강서구청장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권수정 정의당 후보, 권혜인 진보당 후보, 김유리 녹색당 후보, 고영일 자유통일당 후보 등도 각각 당내 인사들이 집결한 가운데 막판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여섯 명의 후보들이 막판 선거전에 주력하는 가운데서도 판세 전망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심스럽게 승리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신승’ 또는 ‘패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10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언론에서 국민의힘이 질 것을 예상하고 적게 지면 이기는 거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면서 “언론이 국민의힘 편인 것 같지만, 유권자들은 언론이 호도하는 대로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조금 지는 게 목표인 것 같더라. 민주당은 크게 이기는 게 목표”라면서 국민의힘은 전의를 상실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관심 갖고 있는 것은, 특히 강서구는 지역 개발”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게 재개발이고 그다음이 고도 제한 이슈”라고 말했다. 이어 “진교훈 후보 측에서 ‘진교훈 당선이 이재명 당선’이라면서 심판론으로만 얘기하지,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지지가 없는 상태”라면서 “우리는 그에 대응해 일꾼론을 계속 강조했는데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일꾼론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다는 것을 제가 직접 다니면서 몸으로 많이 느꼈다”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또 “감히 우리가 압승한다는 말은 지금 이 자리에서 드리기에 지나친 면이 있어 자제하겠으나 충분히 승부가 될 만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전망은 유 수석대변인과는 달랐다. 이 전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1대 총선 때 강서구에서 한정애, 진성준, 강선우 (민주당) 후보에 비해서 우리 후보들이 평균 17.87% 적게 받았다”면서 “그럼 2020년 총선보다 지금 분위기가 ‘좋냐 안 좋냐’의 문제다. 저는 그냥 안 좋다고 단언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운명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한다면 당내 비명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재명 당 대표 사퇴 주장이 분출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일부 ‘졌잘싸’론도 나오지만, 만약 대패할 경우 김기현 대표 사퇴와 비대위 전환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 전망도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총선의 전초전으로 보고 있지만 국민의힘의 입장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강서구청장 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라면서 보선 결과와 총선을 연결하는 시각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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