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무역적자 6~7월 연속 중국보다 커져

일본산 반도체 수입 늘고 엔화 약세 영향

외교 실패로 대중 수지 올들어 적자 전환

최근 대중 적자 감소는 수입 줄어든 영향

반도체 경기 회복시 대일 적자 더 커질 듯

올해 들어 엔저(엔화 환율 하락) 현상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사진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원/엔 환율. 2023.8.1. 연합뉴스
올해 들어 엔저(엔화 환율 하락) 현상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사진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원/엔 환율. 2023.8.1.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원유를 수입하는 중동 산유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무역적자를 내는 국가가 중국에서 다시 일본으로 바뀌었다.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 폭은 줄어든 반면, 대일 반도체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국 무역적자 감소가 수출 회복이 아니라 수입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어서 앞으로의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3일 발표한 '2023년 7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대일본 무역적자는 15억 3000만 달러로 중국(12억 7000만 달러)보다 많았다. 지난 6월에도 대일 무역적자는 17억 8000만 달러로 중국(13억 달러)보다 규모가 4억 8000만 달러 컸다.

일본이 6월부터 두 달 연속 우리나라의 교역국 가운데 중동 산유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무역적자를 안긴 셈이다. 산업부 수출입 동향 자료 기준 일본이 한국의 무역적자 교역국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한국은 일본과의 무역수지에서 만년 적자를 이어왔다.

대일 대중 무역적자 추이
대일 대중 무역적자 추이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일 무역은 협회가 통계를 작성한 1983년부터 2010년까지, 2015∼2021년까지 줄곧 적자 규모 1위였지만,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패로 올해 들어 1월부터 대중 적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적자 상대국 순위에서 중국에 밀렸다.

지난 6월부터 두 달째 적자 상대국 순위에서 일본이 중국을 제친 것은 대중국 적자 폭이 점차 줄어든 데다, 대일 반도체 수입액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 1월 39억 3000만 달러에서 7월에는 12억 7000만 달러로 3분의 1 이하로 규모가 줄었다. 하지만 이는 경기 요인으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줄어 적자 규모가 작아진 것으로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반면 대일 반도체 수입액은 지난 6월 5억 2300만 달러로 지난 5월(2억 6000만 달러)보다 곱절 넘게 증가했다. 지난 7월의 대일 반도체 수입액은 3억 6700만 달러였다.

대일 반도체 검사기기 수입액도 지난 5월 4200만 달러에서 6월 9300만 달러, 7월 9600만 달러로 급격히 증가했다.

엔화 가치 하락(엔저) 현상이 지속하는 점도 일본산 철강 제품 수입액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철강 제품은 국가별로 품질에 큰 차이가 없어서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일본산 철강 제품이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월 합금강 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158.8% 늘었고, 철강 제품 일종인 선철·스피그라이즌 수입은 작년보다 136.9% 증가했다. 스테인리스강의 평판압연제품 수입도 작년보다 68.1% 증가했다.

 

대중 무역수지
대중 무역수지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경우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의 일본 수입액이 늘어나면서 대일 적자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기차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 소재의 대중국 수입액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하반기 적자 상대국 순위는 유동적인 상황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 일본 반도체 장비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일 무역적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동시에 중국에서 들여오는 이차전지 원료 수입액도 만만치 않아서 현재의 무역 적자국 순위가 고착했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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