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무역흑자 8.7억달러…수출 8.4%↓ 수입 22.8%↓

반도체 수출 13개월째 감소했지만 금액은 증가 추세

대중 수출 감소율 둔화하고 금액 100억 달러대 회복

자동차 수출 14개월 연속 증가, 역대 최고 실적

8월 무역수지가 8억 7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3개월째 흑자이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 발생한 불황형이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 부두의 모습. 2023.7.2. 연합뉴스
8월 무역수지가 8억 7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3개월째 흑자이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 발생한 불황형이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 부두의 모습. 2023.7.2. 연합뉴스

무역수지가 석 달 연속 '불황형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이 11개월째 감소하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됐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수입이 더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가, 지난 6월부터 수입액 감소의 영향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8월 수출액은 518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8.4% 줄었다. 여름휴가 등 계절적 요인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석유제품, 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 단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작년 8월 수출이 566억 달러(+6.5%)로 역대 최고치(동월 기준)를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도 영향을 끼쳤다.

수출입 추이(2023. 8.)
수출입 추이(2023. 8.)

8월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연속해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월간 수출의 연속 감소로는 2018년 12월∼2020년 1월(14개월간) 이후 가장 길었다. 다만 수출 감소율은 전달의 16.4%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하면서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전체 수출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반도체의 8월 수출액은 107억 8000만 달러로 작년 8월보다 21% 줄어 13개월째 감소했다. 이 중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42억 5000만 달러로 26.1% 감소했다. 8월 1∼25일 대중국 반도체 수출도 32.2% 줄어 평균보다 저조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은 전월 대비 15% 증가해 1분기 이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액은 1분기 월평균 69억 달러, 2분기 월평균 75억 달러를 기록하고 나서 7∼8월 월평균 80억 달러를 나타내는 등 지속해 회복되는 추세를 보인다. 산업부는 메모리 감산 효과 가시화와 DDR5,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 수요 확대에 따라 반도체 업황은 점진적 개선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29%), 자동차 부품(6%), 일반 기계(8%), 선박(35%), 디스플레이(4%), 가전(12%) 등 6개 품목의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역대 8월 실적 중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14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갔다.

 

월별 수출증감률 추이
월별 수출증감률 추이

반면 단가 하락 등의 여파로 석유제품(-35%), 석유화학(-12%), 철강(-11%) 등 수출은 감소했다. 이차전지도 관련 산업의 빠른 성장에도 세계 주요 고객사의 배터리 재고 조정에 따른 수출 물량 축소 등의 영향으로 8월 수출이 21.3%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미국(2%), 유럽연합(3%), 중동(7%) 대상 수출은 자동차와 일반 기계의 양호한 수출 실적에 힘입어 플러스로 전환했다. 중국(-20%)과 아세안(-11%) 대상 수출은 감소했다.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이들 국가의 수출 부진 낳은 중간재 수입 감소의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국의 경기 위축 우려 속에서도 8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감소율은 -20%로 전월(-25%)보다 둔화했다. 7월 99억 달러로 내려갔던 대중국 수출액도 8월 105억 달러를 기록해 다시 100억 달러대를 회복했다.

 

월별 수입증감률 추이
월별 수입증감률 추이

8월 수입액은 510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2.8% 줄어 전달 –25.4%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월간 수입액은 지난해 12월 –2.5%, 올해 1월 –2.7% 등 감소하다가, 2월 3.5% 반짝 증가했으나 3월 이후 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가 등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 추세에 따라 원유(-40%), 가스(-46%), 석탄(-42%) 등 수입액이 감소한 것이 전반적 수입 감소에 큰 영향을 끼쳤다.

반도체, 반도체 장비, 철강 등의 수입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에너지 수입은 42% 감소했고, 비에너지 수입도 15.3% 줄었다.

대중국 무역수지 추이
대중국 무역수지 추이

국가·지역별 무역수지는 미국(35억 7000만 달러), 아세안(29억 6000만 달러, 베트남 25억 3000만달러), 인도(10억 달러) 등에서 흑자를 냈다. 반면 중동(63억 5000만 달러), 일본(12억 9000만 달러), 중국(11억 9000만 달러) 등에서는 적자가 났다.

대중 무역수지는 작년 10월 이후 계속 적자지만, 지난 3월(27억 1000만 달러) 이후로는 적자 폭이 점차 축소되는 흐름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에도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와 반도체 수출 개선세에 힘입어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며 "정부는 엄중한 상황 인식 하에 수출 증가율의 조기 플러스 전환을 위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