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투과력 약해 세포에 잔류, '연쇄 손상' 일으켜

피폭된 쥐 관찰하니 정자와 난자, 생식기 손상 보여

 

이미지=EPA
이미지=EPA

대한민국이 불안에 떨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핵물질 오염수 때문이다. 오염수에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온갖 핵물질이 포함돼 있다. 어떤 물질은 생물학적 유전자 손상까지 가져온다. 백가지 화를 불러올 백화(百禍) 물질이 아닐 수 없다.

언론 기사와 환경단체 자료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어려운 전문용어가 되섞인 온갖 정보들이 눈앞에서 휙휙 지나가며 휘발된다. 기억에 남는 것은 “하여튼 오염수는 나쁘다”는 짧은 ‘총론적 지식’ 뿐이다.

‘각론적 지식’이 필요하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일과성으로 지나갈 이슈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염수 문제에 관한 한 ‘모르는게 약’일 수 없다. ‘아는 게 힘’이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오염수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알아야 대처할 힘이 나온다. [편집자주]

삼중수소는 원전 오염수 얘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핵물질 가운데 하나다.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일상 속에 있다. 스스로 빛을 내는 비상구 표시나 시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소량의 삼중수소에서 방출되는 전자가 인을 빛나게 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2〉에도 삼중수소가 등장한다. 악당 ‘닥터 옥토퍼스’는 관객들에게 “트리튬이 핵융합의 에너지원”이라는 지식을 알려준다. 영화는 트리튬을 둘러싼 선악의 대결 이야기다. 트리튬이 바로 삼중수소다.

‘닥터 옥토퍼스’의 말대로 삼중수소는 에너지원이기도 하지만 방사성 물질이기도 하다. 이 방사성 물질은 사람을 비롯한 생물체 안으로 쉽게 흡수된다. 사람 몸 안에 들어오면 다른 놈들에 비해 유별나게 큰 문제를 일으킨다. 삼중수소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힘이 없다니 무슨 말일까. 다른 핵종에 비해 투과력이 약해 몸을 통과해 빠져나가지 못 한다는 얘기다. 삼중수소는 저에너지 핵종으로 세포 내에 머물며 공처럼 튕기며 움직인다. 이런 튕김 현상 때문에 세포는 연쇄적 손상을 입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삼중수소의 내부 피폭’이라고 표현한다. ‘피폭’의 결과는 유전적 변형이다.

반면 힘이 좋은 고에너지의 다른 핵종은 투과력이 강하다. 그 힘으로 DNA나 세포를 쉽게 통과하여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학자들이 피폭된 쥐를 관찰했다. 정자와 난자, 생식기 손상이 보였다. 유전인자 변이도 나타났다. 유전자 고리가 단절됐기 때문이다. 티머시 무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생물학 교수는 “심각한 문제는 삼중수소 피폭의 영향이 먹이사슬 상위 단계로 갈수록 커지고, 특히 여러 세대를 거쳐 축적되면서 종 유전자 변형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경고한다. 

인간은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다. 인간은 온갖 바다 생물을 먹는다. 그 바다 생물들이 오염된 바닷물에 피폭된다면, 그 마지막 저주는 최상위 포식자의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방류 예정인 삼중수소에 대해 “인체에 무해하다”고 강변한다. 도쿄전력은 “삼중수소 물을 마셨을 때 인체에서 빠져나가는 물리적 반감기는 약 10일”이며 “삼중수소가 다른 방사성 물질에 비해 인체 영향이 낮다”고 주장한다. 헛소리다. 물 얘기로 논점을 흐리려는 의도다. 삼중수소는 물에 섞여 있는 방식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밥상에 오른 조개 한 개를 까먹을 때도 삼중수소 바닷물에 오염된 놈인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비상구를 찾아야 한다. 한국-일본 정부의 막무가내 때문에 골 아픈 세상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사고원전 오염수 방류 시도와 민생대책 방안 긴급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6.1.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사고원전 오염수 방류 시도와 민생대책 방안 긴급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6.1. 연합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