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업 CBSI 전월 대비 4.5p 하락한 87.0 기록

소비자심리 이어 기업심리지수도 큰 폭 하락세

불확실성 커지고 환율도 폭등해 조기 회복 난망

내년 1월 전망치 82.4…하락 폭 갈수록 커질 듯

경기 침체 속에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연말을 앞두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16일 서울 명동거리의 모습. 2024.12.16. 연합뉴스
경기 침체 속에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연말을 앞두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16일 서울 명동거리의 모습. 2024.12.16. 연합뉴스

12·3 내란 사태의 영향으로 소비심리에 이어 기업심리지수도 꽁꽁 얼어붙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와 원/달러 환율 급등 등으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12월 기업경기 조사(11∼18일)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0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9월(83.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2월 CBSI는 전월 대비 4.5p 하락했다. 이는 2023년 1월(-5.6p)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기업심리지수 추이
기업심리지수 추이

산업별 CBSI는 제조업(86.9)은 구성 5대 지수 가운데 업황(-1.3p)과 자금사정(-1.3p) 중심으로 11월보다 3.7%p 떨어졌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87.1)도 채산성(-1.5p), 자금사정(-1.5p)이 나빠져 5p나 하락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낙폭은 각 2022년 9월(-5.6p), 2023년 10월(-7.4p) 이후 가장 컸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기업 체감경기 악화 배경에 대해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애로를 겪는 부분이 화학·자동차 업종 관련 기업들의 응답에 반영된 것 같다"며 "미국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기조 강화,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나 경쟁 심화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 CBSI 전망치도 전산업(82.4), 제조업(85.2), 비제조업(80.3)에서 이달 전망치보다 각 7.3p, 3.7p, 10.0p 떨어졌다. 비제조업 전망치 하락 폭(-10.0p) 도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23.5p)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기록이다.

황 팀장은 "특히 12월초 비상계엄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비제조업 기업 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조사 기간(11∼18일)을 고려할 때 탄핵안 가결 등의 영향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다음달 전망에까지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기업심리지수 및 구성지수 기여도. 자료 : 한국은행
기업심리지수 및 구성지수 기여도. 자료 : 한국은행

세부 업종의 BSI 변화를 보면, 제조업 가운데 스포츠용품 등 기타제조업, 이차전지 등 관련 전기장비업, 전자·영상·통신장비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소비 위축, 수출 둔화, 범용반도체 수요 약세 등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도소매업, 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이 고전했다. 모두 소비 심리 악화와 관련이 있는 업종이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도 12월 83.1로 전월보다 9.6p 급락했다. 2020년 3월(-21.2%)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89.7)도 1.1p 하락했다.

이달 조사는 이달 11∼18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3292개 기업(제조업 1848개·비제조업 1444개)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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