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영향 수출 둔화 우려에 체감경기 급랭
제조업 CBSI 2.0p 내린 90.6…12월 전망치도 하락
전산업 CBSI도 0.6p 하락…비제조업은 0.4p 상승
한은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 아직은 일부만 반영"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나타내는 기업심리지수가 '비관적'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지수는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수출 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옥죄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2.0포인트(p) 하락한 90.6으로 집계됐다.
11월 지수 하락의 주요 요인은 제품재고(-1.1p), 자금사정(-0.8p) 등으로 조사됐다. 이달 CBSI는 지난해 10월(9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 폭도 지난 8월(-2.9p) 이후 가장 컸다. 12월 전망 CBSI도 88.9로 전월에 비해 1.6p 하락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업황, 자금사정 등 주요 개별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로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나타낸다. 기업심리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제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심리가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제조업 CBSI는 지난 2022년 9월(96.5) 이후 2년 3개월째 10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비제조업은 2022년 11월 이후, 제조업과 비제조업은 합한 전산업 CBSI는 2022년 10월 이후 줄곧 100 미만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과 수출 둔화 우려 등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등 업종에서 (트럼프의) 통상 정책이 현실화하면 부정적 영향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 기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반도체는 종류별로 업종 내 차별화가 계속되고 있고 휴대전화 부품 생산업체의 수출 감소 우려도 커졌다"며 "자동차 역시 부품업체 파업과 생산 감소, 경쟁 심화 등 영향으로 심리가 악화했다"고 덧붙였다.
11월 비제조업 CBSI는 채산성(+1.0p)과 매출(+0.3p)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0.4p 오른 92.1로 집계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종합한 전산업 CBSI는 0.6p 하락한 91.5를 기록했다. 전산업 CBSI는 지난 10월 넉 달 만에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월 전망치는 비제조업은 90.3으로 1.1p 올랐고, 전산업은 0.1p 하락한 89.7로 조사됐다.
11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8로 전월보다 1p 하락했고, 다음달 전망도 66으로 5p 내려갔다. 비제조업 실적은 69로 전월 대비 1p 하락했으나 다음달 전망은 70으로 1p 상승했다.
제조업 중 전자·영상·통신장비는 휴대전화 부품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자금사정BSI가 11p 하락했다. 자동차는 일부 부품업체 파업으로 자금사정BSI가 9p, 생산BSI가 10p 내렸으며, 화학물질·제품(자금사정 -6p, 업황 -6p)도 대내외 수요 감소, 중국업체와의 경쟁 심화 여파에 심리가 나빠졌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창고업(채산성 -7p, 업황 -4p)이 부진했으나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자금사정 +8p, 매출+5p)과 전기, 가스, 증기(채산성 +12p) 등은 개선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2p 상승한 92.7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3.8로 전월보다 0.1p 높아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9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중 3326개 기업(제조업 1천869개·비제조업 1천457개)이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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