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 작년 같은 달보다 5.1% 늘어
무역수지도 16.4억달러 흑자 6개월째 지속
20개월 만에 '수출증가·무역흑자' 동반 시현
수입은 8개월째 부진…감소율 두 자릿수 수준
10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했다. 비록 작년 10월 수출 실적이 급감했던 기저효과의 영향이라고는 해도 13개월 만의 증가세 전환이다. 수입은 9.7% 감소했다. 지난 7월 이후 감소율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에 가깝다. 무역수지는 16억 4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해 불황형 흑자 범주에서는 벗어났다고 해도 여전히 수입 감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550억 9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의 524억 3000만 달러보다 5.1% 늘어났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를 기록한 것은 작년 9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우리나라의 월간 수출은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의 여파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다, 지난달 다시 '수출 플러스' 회복으로 돌아섰다. 반도체 시황 악화 등의 영향으로 작년 10월부터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에 올해 10월 수출 증가세는 일정 부분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출액도 전달보다 늘어나는 등 추세적인 증가세로 돌아선 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지난 1월 463억 달러까지 떨어졌던 수출액은 7월 이후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월별 수출 증감률은 작년 10월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1년 만에 플러스로 올라섰다. 수출 감소율은 지난 1월 –16.4%로 출발했지만 지난 7월 –16.1% 이후 꾸준히 개선돼 지난 9월 –4.4%를 보였고 다시 증가세로 올라섰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10월 26억 2000만 달러로, 수출 감소세가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개선세를 이어간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9대 수출 시장 중 6개 시장에서 수출이 증가한 것이 전체 '수출 플러스'를 이끌었다.
대미국 수출은 101억 달러로 역대 10월 중 가장 높았다. 대아세안 수출도 선박, 석유제품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1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10월 대중국 수출은 작년보다 9.5% 감소했지만, 감소율은 연내 가장 낮은 한 자릿수로 축소됐다. 지난 1월 92억 달러까지 떨어졌던 월 수출액은 10월 110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 8월 이후 석 달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을 유지했다.
품목별로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10월 수출이 89억 4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에 비해 3.1%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올해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올해 1월 44.5%까지 추락했지만 이후 추세적인 반등을 보였다. 특히 지난 7월(-33.6%) 이후 연속 감소 폭을 줄이고 있어 반도체 수출의 증가세 전환을 기대하게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상품인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10월 수출이 45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월 대비 1% 증가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등 다른 반도체 품목에 앞서 수출 플러스 전환을 먼저 달성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이던 대중국 반도체 수출도 개선됐다. 1분기 44.6%에 달했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감소율(전년 동기 대비)은 10월 1∼25일 2.9%로 호전됐다.
메모리 감산 효과, 스마트폰 신제품과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수요 확대 추세 등에 따라 수급 개선이 가속화하고 10월 반도체 가격도 상승해 향후 수출 개선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산업부는 전망했다.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19.8%)는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수출 플러스 실현에 강하게 기여했다. 일반기계(10.4%), 가전(5.8%), 선박(101.4%), 디스플레이(15.5%), 석유제품(18%) 등도 수출이 늘어났다.
10월 수입액은 534억 6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9.7%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입액은 지난 2월 3.5% 증가한 이후 8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 7월 –25.4%를 기록한 이후 줄어들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두 자릿수에 가까운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가스(-54.3%), 석탄(-26.1%)을 중심으로 에너지 수입이 전체적으로 22.6% 감소한 것이 전체 수입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액은 414억 6000만 달러로 작년보다 5% 감소한 가운데 산업 생산에 필수적인 석유제품(23.4%)과 이차전지(18.3%) 등 수입이 증가했지만 전화기(-13.7%), 자동차(-10.4%) 등 소비재 수입이 감소했다.
이로써 10월 무역수지는 16억 4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 지난 6월 이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10월에는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불황형 흑자’의 오명을 벗었다고 할 수 있다. 수출 증가와 무역수지 흑자가 동반된 것은 20개월 만이다. 하지만 주요국들의 고금리 유지,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 불안 등 무역수지를 위협하는 요소는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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