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분기 연속 올랐지만 상승 폭은 '찔끔' 수준
두 달여 남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1.4%는 무망
수출 3.5%↑ 건설투자 2.2%↑…설비투자 2.7%↓
소비심리 약화로 10월 BSI 70…전월비 3p 하락
비제조업 BSI 3년 7개월 만에 최대인 6p 떨어져
다음달 전망BSI도 비제조업 급락으로 4p 내려가
정부가 줄기차게 외쳐온 '상저하고'가 결국 무색해졌다. 3분기 경제 성장률도 0.6%의 미미한 수준에서 횡보하면서,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지기는커녕 올해 성장률 전망치 1.4% 달성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경제 전반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8개월 만에 가장 나쁜 상태로 떨어졌다. 10월 전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달보다 3p 떨어진 70을 기록했고, 다음달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7∼9월)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세 분기 연속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증가 폭은 지난 2분기 0.6%와 같은 수준으로 횡보했다. 이에 따라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올해 성장률은 정부의 큰 소리와는 달리 한은이 내놓은 전망치 1.4% 달성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성장률을 분기별로 보면 코로나19 발생으로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 연속 역성장했지만, 이후 3분기(2.3%)·4분기(1.3%), 2021년 1분기(1.8%)·2분기(0.9%)·3분기(0.1%)·4분기(1.4%), 지난해 1분기(0.7%)·2분기(0.8%)·3분기(0.2%)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수출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4분기(-0.3%)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0.3%) 반등한 뒤 2분기(0.6%)를 거쳐 3분기(0.6%)까지 세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수준의 성장률로는 정부와 한은이 목표한 올해 연간 1.4%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은은 지난달 초 2분기 성장률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각 0.7% 정도 돼야 올해 1.4%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었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우선 민간소비가 음식숙박·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늘었다. 정부소비도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1%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2.2% 성장했다.
수출은 반도체·기계 등을 중심으로 3.5%,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위주로 2.6% 각각 늘었다. 하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기계류의 부진으로 2.7% 감소했다.
3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순수출(수출-수입·0.4%p)이었고, 건설투자(0.3%p)와 민간소비(0.2%p)도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성장률을 0.2%p 깎아내렸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축산업을 중심으로 1.0% 증가했고, 제조업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호조로 1.3% 불었다. 건설업 역시 2.4% 늘었다. 서비스업의 경우 도소매·숙박음식업이 1.5% 줄었지만, 문화·기타서비스가 2.5% 늘면서 0.2% 성장했다. 하지만 전기·가스·수도사업은 1.질쳤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분기보다 2.5% 늘어 증가율이 실질GDP(0.6%)를 웃돌았다.
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기업 체감경기도 크게 나빠졌다.
26일 한은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p 하락한 70을 기록했다. 지난 2월(69)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산업 업황 BSI는 지난 5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9월 반짝 반등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크게 내려갔다. 내달 전망 BSI도 69로 전달보다 4p나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BSI는 기업가의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로, 100보다 낮을수록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 업황 BSI는 전달보다 1p 상승한 69에 그친 반면, 비제조업은 71로 6p나 하락했다. 비제조업 BSI는 지난 1월(71) 이후 가장 수준이며 월간 하락 폭도 지난 2020년 3월(-11p)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11월 전산업 업황에 대한 전망 BSI(69)는 전월보다 4p 내렸다. 제조업(69)이 2p 올랐지만, 비제조업(69)이 8p 급락한 영향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17일까지 352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가운데 3165개 기업(제조업 1770개·비제조업 1395개)이 설문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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