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0.1%↓·정부소비 2.1%↓…설비투자만 0.5%↑

수출 0.9% 감소에도 수입 3.7%나 줄어 순수출 2.8%↑

순수출 성장률 1.4%p 올린 효과 감안하면 역성장한 셈

실질 국민총소득 1분기보다 0.7% 후퇴…저축률은 올라

한은 "더딘 중국 경제 회복 등으로 불확실성 더 커졌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은 전분기보다 0.6% 성장했지만 이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해 순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진은 어둠이 깔린 부산항의 모습. 2023.7.25. 연합뉴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은 전분기보다 0.6% 성장했지만 이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해 순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진은 어둠이 깔린 부산항의 모습. 2023.7.25. 연합뉴스

지난 2분기 우리 경제는 수입이 크게 줄어든 덕분(?)에 겨우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25일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분기별 GDP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후 3분기(2.3%)·4분기(1.3%), 2021년 1분기(1.8%)·2분기(0.9%)·3분기(0.1%)·4분기(1.4%), 지난해 1분기(0.7%)·2분기(0.8%)·3분기(0.2%)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수출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4분기(-0.3%) 다시 뒷걸음질 쳤고, 올해 1분기에는 민간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0.3%의 소폭 반등한 뒤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경제성장률 추이 (2023년 2분기 잠정치)
경제성장률 추이 (2023년 2분기 잠정치)

그러나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설비투자(0.5%)를 제외한 모든 부문이 하락했다.

민간소비가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2.1% 줄었고,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부진 등으로 0.8% 위축됐다.

다만,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었지만, 기계류가 늘어 전체적으로 0.5% 증가했다.

이처럼 민간·정부 소비 등이 모두 부진한데도 전체 GDP가 0.6% 성장한 것은 순수출(수출-수입) 증가 덕이다.

실질GDP는 크게 보면 민간소비·정부소비·투자·순수출의 합인데, 1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수출이 늘면서 플러스(+) 성장이 가능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2분기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석유제품 등이 줄어 0.9% 축소됐다. 수입의 경우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3,7%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에 대한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1.4%p)과 설비투자(0.1%p)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1.4%포인트(p)만큼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각 0.1%p, 0.4%p, 0.1%p 끌어내렸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정부소비(-2.1%)와 건설투자(-0.8%) 성장률은 각 0.1%p, 0.5%p 더 낮아졌고, 설비투자(0.5%)·수출(-0.9%)·수입(-3.7%)의 경우 0.7%p, 0.9%p, 0.5%p씩 상향 조정됐다.

순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1.3%p에서 1.4%p로 오히려 더 커졌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재배업을 중심으로 5.4% 증가했고, 제조업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호조로 2.5% 늘었다. 서비스업 역시 운수업·사업서비스업 등 위주로 0.3% 성장했다.

국민총소득 추이(2023년 2분기)
국민총소득 추이(2023년 2분기)

하지만 전기·가스·수도사업과 건설업은 각 5.0%, 3.9% 감소했다.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보다 0.2% 줄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9조 3000억 원에서 13조 7000억 원으로 크게 줄어 명목 GDP 성장률(0.9%)을 밑돌았다.

실질 GNI도 0.7% 뒷걸음쳤다. 역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4조 9000억 원에서 10조 3000억 원으로 감소하고 교역 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이 32조 2000억 원에서 34조 원으로 커지면서 성장률이 실질 GDP(0.6%)보다 낮았다.

총저축률(33.5%)은 1분기보다 0.1%p 올랐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2%)이 최종소비지출 증가율(-0.4%)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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