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제재, 단교, 유엔 퇴출 '긴급 행동' 호소

성명 "팔 병합하면 이스라엘에 재앙적 결과"

카타르 군주 "협상 방해하고자 상대 암살"

이스라엘 국방 "가자시티가 불타고 있다"

루비오 미 국무, 하마스에 무장 해제 요구

"네타냐후, 카타르 공격 트럼프에 사전 통보"

22일 유엔에서 '두 국가'와 '팔 승인' 회의

"국제적 책임의 부재와 이스라엘의 반복적 위반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침묵이 이스라엘을 대담하게 만들어 침략을 계속하고 국제법과 국제적 정당성을 대놓고 위반토록 함으로써 면죄부 정책을 영속시키고, 국제 사법 시스템을 약화시키며, 규범에 기반한 세계 질서 파괴를 위협하고,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직접적 위협을 가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랍과 이슬람권 국가 정상들은 15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긴급 정상회의에서 최근 가자 전쟁 휴전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를 공습한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 정상회의는 피해국인 카타르의 요청으로 소집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를 포함한 약 60개 회원국 정상과 행정수반이 참석해 '절대적 연대'를 과시했다.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 정상회의가 15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카타르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정상회의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르트,. 이란, 튀르키예를 포함해 약 60개국 정상이 참가했다. 2025. 09. 15  [QNA=로이터=연합뉴스]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 정상회의가 15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카타르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정상회의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르트,. 이란, 튀르키예를 포함해 약 60개국 정상이 참가했다. 2025. 09. 15  [QNA=로이터=연합뉴스]

아랍·이슬람권 60국 정상, 카타르 공습 규탄
"국제사회 침묵이 이스라엘을 대담하게 했다"

정상들은 25개 항의 공동 성명에서 먼저 "카타르에 대한 야만적이고 노골적인 침략, 그리고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인종청소 범죄, 굶기기와 봉쇄, 정착촌 활동, 팽창주의 정책을 포함해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침략적 행위들이 지역 내 평화와 평화공존의 전망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습으로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부의 공격성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 이집트와 함께 휴전 중재국이자 협상 장소인 카타르를 이스라엘이 타격한 건 "가자 지구 침략을 중단시키는 중재 노력을 직접 겨냥하고, 점령을 종식하고 팔레스타인 인민의 천부인권 실현을 보장하는 공정하고 포괄적 정치적 해법을 만들려는 진지한 노력을 훼손한다"면서 다른 중동 국가와 국제사회를 향한 "도발적이고 심각한 확전"이라고 규탄했다.

이 대목에서 정상들은 이스라엘의 가자 집단학살과 인종청소 범죄, 그리고 레바논·시리아·이란·카타르 등 중동 국가에 대한 반복적이고 노골적 침략 행위에도 국제사회가 '침묵'과 '무행동'을 통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면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즉각 중단시키기 위한 "긴급 행동"에 나설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왼쪽)가 15일 도하에서 아랍-이슬람권 긴급 정상회의에 앞서 사우디아리바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영접하고 있다. 2025. 09. 15 [SPA=AFP=연합뉴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왼쪽)가 15일 도하에서 아랍-이슬람권 긴급 정상회의에 앞서 사우디아리바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영접하고 있다. 2025. 09. 15 [SPA=AFP=연합뉴스]

공동 성명 통해 국제사회에 '긴급 행동' 호소
제재, 단교, 유엔 회원 자격 정지 등 거론

정상들은 "모든 국가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인민에 반하는 행동을 지속하지 못하게 가능한 모든 법적, 실질적 조치를 하라"고 호소했다. 그 구체적 내용으로 △ 이스라엘 면책 중단과 각종 위반과 범죄에 대한 문책 △ 제재 부과 △ 이중 용도 품목을 포함해 무기·탄약·군수품의 공급·이전·통과 중단 △ 외교·경제 관계 재검토 △ 법적 절차 개시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명백히 유엔 회원국 자격 조건을 위반하고 유엔 결의를 지속해서 무시했다"면서 OIC 회원국에 이스라엘의 유엔 회원국 자격이 헌장과 부합하는지를 검토하고 유엔에서 이스라엘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기 위한 작업을 조율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스라엘 점령 종식을 위한 구속력 있는 일정표 마련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아랍·이슬람권의 공동 입장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모든 아랍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 종식, 제3차 중동 전쟁 발발 전날인 1967년 6월 4일 경계선에 따라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그것이다.

 

유엔총회는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두 국가 해법 이행을 위한 '결의안(뉴욕선언')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는 142개국이 찬성했다. 미국을 포함한 10개국은 반대했다. 2025. 09. 12 [출처. 유엔]
유엔총회는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두 국가 해법 이행을 위한 '결의안(뉴욕선언')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는 142개국이 찬성했다. 미국을 포함한 10개국은 반대했다. 2025. 09. 12 [출처. 유엔]

"팔 영토 일부라도 병합 결정 내리면,
이스라엘에 재앙적 결과가 뒤따를 것"

우선 정상들은 "팔레스타인 인민을 1967년 점령지에서 어떤 명목으로든 강제 이주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를 단호히 거부하며, 이를 반인도적 범죄,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의 노골적 위반, 완전한 인종청소 정책으로 간주한다"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휴전 성사 이후 즉시 아랍-이슬람 재건 계획의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초래한 가자의 인도주의 재앙과 관련해선 "봉쇄와 굶기기, 그리고 민간인의 식량, 의약품 박탈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국제인도법과 제네바 협약의 노골적 위반이자 완전한 전쟁 범죄라고 비판했다.

정상들은 "점령 세력인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영토의 일부라도 병합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재앙적 결과가 뒤따를 것을 경고한다"며 "이는 팔 인민의 역사적·법적 권리에 대한 노골적 공격이자 유엔 헌장, 국제법 원칙, 관련 유엔 결의에 대한 위반으로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일 유엔총회에서 142개 회원국의 찬성으로 팔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으로 '두 국가 해법' 이행을 지지하는 결의안(뉴욕선언)이 가결된 데 이어, 오는 22일 유엔에서 사우디와 프랑스 공동 주최로 '두 국가 해법' 회의가 개최되는 걸 환영하고 유엔 회원국에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가운데)가 15일 수도 도하에서 열린 아랍-이슬람권 긴급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 09. 15 [QNA=로이터=연합뉴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가운데)가 15일 수도 도하에서 열린 아랍-이슬람권 긴급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 09. 15 [QNA=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 군주 "협상 방해하고자 상대 암살"
에르도안 "테러리스트처럼 피와 혼돈 조장"

이날 정상회의 연설에서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는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에 대해 "자신과 협상하는 상대방을 암살하고자 부지런히 체계적으로 작업하는 자는 누구든지 협상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그들에게 협상은 전쟁의 일부일 뿐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침략은 가자를 거주 불가한 곳으로 만들어 자국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려는 서막을 알리는 것"이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아랍 지역을 이스라엘의 영향권 안에 두려는 꿈을 꾸지만, 그건 환상이다"라고 비판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정치·군사적 논리를 넘어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경고했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부가 집요하게 구는 이유는 그들이 법 위에 서는 것을 국제사회가 용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으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도하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무법 상태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달았다. 이는 피와 혼돈을 조장하는 테러리스트적 사고방식이다"라고 성토했다.

이날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정상들은 별도의 회의를 열고 채택한 공동 성명을 통해 "공동 방위 체계" 가동을 통합군사령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셰이크 타밈 군주는 "이스라엘의 침략은 국제법과 규범을 짓밟는 무모하고 비겁한 행위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의 부인과는 달리 이스라엘이 또 다른 미국 동맹국인 카타르에 대한 공격 방침을 사전에 트럼프에게 전화해 통보했다고 전해 파문이 일고 있다.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의 주거지역인 알-가파리의 타워를 이스라엘군이 타격한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연기와 먼지 속을 걸어가고 있다. 2025. 09. 15 [EPA=연합뉴스]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의 주거지역인 알-가파리의 타워를 이스라엘군이 타격한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연기와 먼지 속을 걸어가고 있다. 2025. 09. 15 [EPA=연합뉴스]

이스라엘 국방 "가자시티가 불타고 있다"
루비오 미 국무, 하마스에 무장 해제 요구

아랍·이슬람권 정상들의 규탄도 아랑곳없이 네타냐후의 지시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15일 저녁 가자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 장악을 위한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시티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직후 이스라엘 전차들이 가자시티에 진입했다. 현지 언론은 약 20분간 37차례 폭격이 있었으며, 자정을 넘겨 16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현지 주민 아흐메드 가잘은 AFP에 "가자시티에서 강도 높은 폭격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주택들이 파괴되고 주민들이 잔해에 갇혀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침공은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 및 내각 관계자들과 회동하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개시됐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묵인' 또는 '승인' 의혹을 제기했다. 루비오는 지상 작전에 제동을 걸지 않은 채 네타냐후에게 "트럼프 행정부는 지상작전을 지지하지만 가능한 빨리 끝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가 이스라엘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가자에서 하마스 격퇴와 완전 점령을 위해 8월 8일 가자시티 장악 방침을 의결했다.

 

이스라엘군이 15일 가자시티 주거지인 알-가파리를 공습한 후 연기가 치솟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2025. 09. 15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15일 가자시티 주거지인 알-가파리를 공습한 후 연기가 치솟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2025. 09. 15 [EPA=연합뉴스]

알자지라에 따르면, 루비오는 이스라엘을 떠나 카타르로 향하기 직전 취재진에게 이스라엘이 지상 작전 돌입한 만큼 "협상을 타결할 남은 시간이 매우 짧다"면서 하마스에 무장 해제와 적대행위 포기 등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X에 이스라엘군이 "철권"으로 가자를 공습하고 있다고 밝히고 "가자가 불타고 있다. 우리는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공격을) 약화하거나 철수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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