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범 내려온다, 임은정이 온다. 새 정부 인사에 대한 피로감이 느껴지는 요즘, 참으로 단비 같은 소식이다. 현직 검사 중 임은정만큼 다채로운 서사를 품은 인물이 또 있을까.
검사동일체라는 경직된 조직문화에 맞서온 그녀의 소신은, 조작과 침묵, 오명으로 얼룩진 기존 검찰문화와 극명히 대비되며 더욱 빛났다. 서슬 퍼런 권위적 체계 속에서도 그녀는 약자에겐 따뜻했고, 강자에겐 엄격했다.
그 소신은 때론 징계로, 때론 좌천으로 돌아왔지만 결국 시간은 그녀의 편이었다. 검찰 입문 25년 만에 차관급 검사장이 된 임은정. 이번 서울동부지검장 발령은 단순한 보직 이동이 아닌 새 정부의 검찰개혁의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상징적인 신호다. 이제는 검찰 조직 안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만들 수 있는 자리’에 섰다.
물론 그 앞에 놓인 길은 여전히 녹록지 않겠지만, 그동안 쌓인 수많은 시민의 연대와 응원이 그녀의 뒷배이자 힘이 되어줄 것이다.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다음 행보를 응원하며, 국민들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임은정’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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