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정치적 서사가 필요한 그녀
정치적 서사가 필요한 그녀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 이진숙 위원장의 태도는 여전히 내란 정부의 연장선에 머물러 있다. 국정기획위원회의 공식 업무보고 요청에 비협조적일 뿐 아니라, 국무회의에서는 대통령 임기와 맞춘 위원장 임기 보장과 독임제 운영까지 요구했다. 나아가 국정 현안 중 하나인 ‘3대 특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노골적으로 피력하고 있어, 정치적 중립이 생명인 방송 규제기관 수장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한 태도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는 현재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고된 상태다. 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강화하기 위한 방송통신조직위원회 신설 법안이 국회에 이미 상정되어 있으며,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면 기존 방통위는 해체되고 새로운 조직 체계가 들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이진숙 위원장은 임기와 무관하게 직에서 자동으로 물러나게 되는 것이 순리다.

이런 상황에서 이 위원장의 고집스러운 행보는 방송에 대한 책임감이나 애정의 표현이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포석, 혹은 서사 만들기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전임 정권의 마지막 ‘투사’라도 되는 듯한 언행은 새 정부의 정책 추진에 불필요한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방송의 정치적 예속을 끊고, 진정한 독립성을 확보하자는 시대적 요구 앞에서, 이 위원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자리 지키기가 아니라 명예로운 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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