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김동혁 군검찰단장(준장)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김동혁 군검찰단장(준장)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군 수뇌부의 부당한 개입을 문제 삼았다가 오히려 ‘상관 명령 불복종’으로 기소된 일은, 국민의 상식과 군의 현실 사이에 얼마나 깊은 간극이 존재하는 지를 보여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헌 특별검사가 박 대령의 2심 항소를 취하할 뜻을 내비쳤다. 늦었지만 옳은 방향이다.

박 대령에게 항명을 운운한 김동혁 군검찰단장은 민간 수사기관으로 사건이 이첩된 이후 내려진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그를 기소했다. 하지만 이 지시 자체가 군의 수사 외압 논란 속에서 내려진 ‘부당한 개입’이었다면, 이에 맞선 행동은 항명이 아니라 양심에 따른 결단이다. 2심 항소를 강행했던 군검찰의 처사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별들’의 자기 보호 본능이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특검은 이제 김 단장이 내린 그 명령이 어떻게 항명죄에 해당하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박 대령을 죄인으로 몬 군 내부의 기류와 판단 구조가 과연 법과 상식에 부합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사필귀정

정의는 권위로 덮을 수 없고, 계급으로도 진실을 누를 순 없다. 별만 바라보며 달려온 군 조직이 종종 놓친 진실이 있다. 정의는 위로부터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실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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