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욕망의 합으로 만들어진 괴물 한덕수
욕망의 합으로 만들어진 괴물 한덕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3차에 걸쳐 진행되고 있지만, 이제 그 의미는 퇴색해버린 듯하다.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까지 나서 '빅텐트론'을 외치며 한덕수 국무총리를 사실상 거들고 나섰다. 급기야 이낙연 새미래 후보까지 포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까지 던지면서 국힘 경선은 '요식행위'로 전락한 모양새다. 더욱이, 아직 국민의힘에 입당도 하지 않은 한덕수 총리를 유력 대선후보로 포장하려는 흐름은 분명 의문을 자아낸다. 각종 여론조사만 보더라도 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기기엔 역부족인 게 분명한 데도, 왜 지도부는 그를 밀어붙이고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실질적인 목적은 대선 승리가 아니라 선거 이후의 당권 장악에 있다.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는 철저히 친윤 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최종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향후 당권 재편의 중심이 결정된다. 때문에 윤심의 반대편에 서 있는 한동훈보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물로 정치색이 옅고 통제가 쉬운 한덕수가 훨씬 매력적이다. 한덕수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그리고 윤석열 정부까지, 그는 다양한 정권에서 경제·통상 분야의 경험을 가진 관료다. 그런 경륜을 앞세워 본인이 '적격 후보'임을 내세우는 데 주저함이 없다. 정치적 욕망이 없어 보이는 듯한 그의 태도도 오히려 윤심 세력이 그를 앞세우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서로의 욕망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국민은 묻고 또 기억할 것이다. 지금까지 꽃길만 걸어온 행정 관료 한덕수는 이번 내란 사태에 대해 떳떳할 수 있는가?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헌정 위기에서 자유로운가? 정권과 당권 보존이라는 명분 아래, 내란에 동조한 자를 대통령으로 뽑아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지금 이 순간 대선 후보로 한덕수를 띄우는 행위는 정치가 아니라 권력 기술이다. 대선은 국민의 선택이어야 하며, 특정 계파의 방패막이나 정권 연장의 도구가 되어선 안된다.

대선 후 국민의힘 정당 해산과 함께 심판받아야 할 1순위 내란 동조자에게 대선 후보란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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