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이후 7회 연속…추가 인상엔 전문가 전망 갈려

"경기침체 우려 커져" vs "인플레 여전하고 美 금리도 부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3. 1. 13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3. 1. 13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5%로 올렸다. 지난해 4월 이후 7회 연속 인상이다.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 금통위는 여전히 5%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식해 사상 처음 일곱 차례 연속(2022년 4·5·7·8·10·11월, 2023년 1월)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인상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이날까지 약 1년 5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 모두 3.00%포인트 높아졌다.

금통위가 새해에도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간 것은, 무엇보다 아직 물가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09.28)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상승률이 같은 해 7월(6.3%)을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대 후반(2022년 12월 3.8%)으로 높은 수준이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 금리 수준을 3.50%∼3.75%로 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기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과 관련해 3.50%와 3.75%를 놓고 금통위원 간 의견도 절반으로 나뉘었다”고 전했다.

금융시장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만큼 현 수준에서 금리 인상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과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고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번쯤 더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경기 침체 우려를 꼽는다. 국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현 수준에서 더 올리면 실물경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물가를 생각하면 최종금리 수준은 3.50∼3.75% 정도가 될 것"이라며 "한 번 더 올린다면 2월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결국 한은은 국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아래로 뚜렷하게 꺾이는지, 미국 연준의 2월 초 금리 인상 폭이 베이비스텝으로 줄어드는지 등을 확인한 뒤 인상 종료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5%로,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 빅 스텝이 아닌 베이비 스텝만 밟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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