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건설업 취업자 8만명 감소…11년만에 최대
건설경기 부진에 악천후 겹쳐 감소폭 계속 커져
취업자 17만명 늘었지만 고령자 빼면 되레 감소
청년 취업 15만명 줄어…21개월째 감소세 지속
문 닫는 자영업…'나홀로 사장님' 11만명 줄어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건설 현장에는 전례없는 고용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1년 만에 가장 큰 폭인 8만 명 넘게 줄었고, 감소 폭도 계속 늘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17만 명 늘어 두 달 만에 증가수 10만 명대를 회복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을 제외하면 오히려 10만 명 넘게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15만명이나 급감했다. 남성 취업자는 3만 명 가까이 감소한 반면, 여성은 20만 명이 증가했다. 고용시장이 고령층과 여성 중심화가 지속 강화되는 양상이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5만 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7만 2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올해 3월 17만 3000명에서 4월 26만 1000명으로 늘었다가 지난 5월 8만 명으로 꺾인 뒤 6월 9만 6000명으로 두 달 연속 10만 명을 밑돌았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늘었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 보면 걱정되는 대목이 한 둘이 아니다. 우선 고용시장의 고령층 중심 성장세가 계속되고 청년층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27만 8000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 수 17만 2000명보다 10만 6000명이나 많다. 고령층을 제외하면 지난달 취업자는 10만 명 넘게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특히 고용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청년층(15~29세) 취업자 감소는 우려되는 수준이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 9000명이나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는 지난 2022년 11월 이후 21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감소 폭도 15만~17만 명 수준의 큰 규모가 이어지고 있다.
가족 부양 등으로 가장 많은 지출이 필요한 중년층(40~49세)의 취업자 감소 추세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중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9만 1000명 감소했다. 중년층 취업자 감소는 지난 2022년 7월 이후 2년째 계속되고 있다. 반면 30대에서 11만 명, 50대에서 2만 3000명이 각각 늘었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의 취업 부진이 3개월째 이어졌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 1000명 줄어 2013년 한국표준산업분류 7차 개정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9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됐다. 그러나 건설 경기 침체로 다시 줄기 시작해 감소 폭도 5월(-4만 7000명), 6월(-6만 6000명) 등 달마다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폭염과 폭우 등 악천후까지 겹쳐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제조업 취업자는 최근 7개월간 증가세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달 1만 1000명 줄어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40대 이하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1만 7000명), 정보통신업(8만 2000명), 운수·창고업(6만 5000명) 등은 증가했다.
통계청 서운주 사회통계국장은 "운수창고, 정보통신, 전문과학, 예술 분야 등 최근 성장하는 데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확대됐고 작년 7월 증가 폭(21만 1000명)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부분도 회복에 기여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사하고 있는 지위별로 보면 자영업,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부진이 계속됐다.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1만 명이나 급감했다. 지난해 9월(-2만 명)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문닫는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무급가족종사자도 1만 9000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4만 8000명 증가했다.
고령자 고용이 늘면서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3.3%로 1년 전보다 0.1%p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실업자는 73만 7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7만 명 줄었다. 실업률도 2.5%로 0.2%p 낮아졌다.
정부의 일자리 대책도 건설업과 청년층에 맞춰졌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 대스크포스(TF) 회의는 건설업 일자리 지원방안, 올해 하반기 지역청년 취업지원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범석 기회재정부 1차관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고용지표에도 건설업·자영업 취업자 감소가 지속되고 청년층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도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건설 일용근로자 맞춤 현장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고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준하는 수준으로 훈련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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