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금융시장 동향'…주담대 증가 둔화 소폭 그쳐

은행 가계대출도 증가 폭 줄었지만 9개월 연속 증가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줄어

기업대출 5.9조↓…연체율 올라 부실채권 매각 영향

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안내판. 연합뉴스
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안내판. 연합뉴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증가 폭은 줄었으나 증가액 규모는 여전히 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매거래량은 감소 추세에 있지만 분양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 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95조원으로 전달 대비 3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전달의 5조 4000억 원에 비해 증가 폭은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12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로 보면 지난 2022년 3000억 원 증가, 2021년 2000억 원 감소 등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규모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감액 추이
은행 가계대출 증감액 추이

12월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850조 4000억 원)는 5조 2000억 원 늘었다. 10월과 11월의 주담대 증가액이 모두 5조 70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5조 원대의 대폭 증가세를 이어갔다. 12월 기준으로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 2022년 3조 1000억 원, 2021년 2조 원 수준이었다.

특히 이런 은행권 주담대의 높은 증가액은 주택매매 거래량이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8월 3만 7000호에서 11월 2만 7000호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8월 1만 6000호에서 11월에는 9000호까지 줄었다. 12월 거래량은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한은은 주택 매매거래량 감소에도 주담대 증가세가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은 예정된 아파트 입주에 따른 집단 대출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12월 전국의 분양 물량은 전달보다 3만 1000호 증가했고, 입주물량도 2만 5000호 늘었다.

 

주택 매매거래량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주택 매매거래량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12월 말 기준으로 243조 3000억 원을 기록해 전달 대비 2조원 감소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 기여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기타대출이 줄어든 것은 연말 상여금 유입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고, 연체율이 높아지다 보니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규모가 예년보다 컸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한 기타대출 둔화는 연초에도 이어지기 때문에 당분간 은행권 가계대출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한은은 내다봤다.

예금은행의 12월 기업대출 잔액은 1247조 7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5조 9000억 원 줄었다. 기업대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22년 12월(-9조 4000억 원) 이후 1년 만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2조 원, 중소기업은 3조 9000억 원(개인사업자 –1조 원 포함) 감소했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한도대출 상환 등에 따라 운전자금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중소기업은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기업의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감소했다.

 

은행 가계대출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은행 가계대출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예금은행의 12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322조 9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14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수시 입출식 예금이 연말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 자금 유입, 기업 재무비율 관리 목적 자금과 가계 상여금 유입 등으로 42조 3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지자체의 재정집행을 위한 자금 인출과 연말 기업 자금 수요 등의 영향으로 22조 8000억 원 감소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2000억 원 증가했다.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월간 증가 폭은 지난해 10월 6조 2000억 원, 11월 2조 6000억 원에 이어 가파르게 줄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 1000억 원 증가해 전월(5조 6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소폭 줄었고, 기타대출은 4조 9000억 원 감소해 전월(-3조원)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지난해 연간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10조 1000억 원 증가해 지난 2022년 8조 8000억 원 감소에서 증가로 크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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