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대출 증가 폭 3년여 만에 최대

기업 운전자금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

대기업 대출 증가폭 중소기업 두 배나

올해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이 27조 원 증가했다. 전분기에 비해 증가 폭이 2배 가까이 확대됐고, 시설자금보다는 운전자금이 크게 늘어났다. 또한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의 증가 폭이 두 배 이상 높았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은 1916조 6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7조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이 지난해 4분기의 13조 9000억 원보다 2배 수준 확대됐다. 산업별대출금은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을 제외한 대출로, 주로 기업대출이지만 정부 및 공공기관에 대한 대출 등도 포함된다.

올해 1분기 제조업의 대출 잔액은 469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말 457조 1000억 원보다 12조 2000억 원이나 늘었다. 지난 2020년 2분기(+16조 1000억 원) 이후 최대 증가다. 또한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 6000억 원 감소에서 한 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화학·의료용 제품(+3조 2000억 원)을 비롯해 전자·컴퓨터·영상음향·통신(+1조 2000억 원), 기타기계·장비(+8000억 원) 등을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증감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증감 추이. 자료 : 한국은행

1분기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1217조 8000억 원에서 1228조 8000억 원으로 11조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전분기(+11조 9000억 원)보다 소폭 줄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4조 원) 등의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부동산업(+3조 3000억 원) 등의 증가 폭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업은 작년 4분기 2000억 원 감소에서 올해 1분기에는 1조 원 증가로 돌아섰다.

1분기 말 건설업 대출액은 건물 건설 증가 등에 따라 105조 4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작년 4분기 중 8000억 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전체 사업 대출금 증가 배경에 대해 "예금은행 중심으로 기업대출 영업이 강화된 가운데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더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 대출 증가 폭 확대에 대해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이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출을 상환했다"며 "1분기에는 기업들의 운전자금이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증감액. 자료 : 한국은행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증감액. 자료 : 한국은행

대출 용도별로는 1분기 운전자금이 14조 7000억 원, 시설자금이 12조 3000억 원 각각 증가했다. 운전자금은 전분기 5000억 원에서 증가 폭이 3배 가까이 확대됐지만, 시설자금은 13조 3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조금 줄었다.

금융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1분기 증가 폭(+25조 7000억 원)이 지난해 4분기(+16조 9000억 원)보다 커졌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지난해 4분기 3조 1000억 원 감소에서 올해 1분기 1조 3000억 원 증가로 전환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예금은행 대출금에서 대기업(+5조 4000억 원 → +12조 9000억 원)과 중소기업(+9조 5000억 원 → 12조 5000억 원) 등 모두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확대 규모는 대기업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중소기업에 포함되는 개인사업자(5000억 원 → 1조 7000억 원)도 증가 폭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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