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석방 계속되면 휴전기간 연장될 수도
이, 휴전기간 최대 10일 시한 걸고 전투 계속 천명
이스라엘과 미국 내 비판여론이 휴전합의 압박
OCHA “가자지구 지금 괴멸 상태”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지구에서 충돌을 계속해 온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22일 인질 50명 석방을 조건으로 4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인질석방 계속되면 휴전기간 연장될 수도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인질 50명을 교환조건으로 전투를 4일간 중지한다는 결정을 승인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합의에는 4일간의 휴전 뒤에도 인질석방이 계속될 경우 휴전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에 대해 인질석방 협상을 중재해 온 카타르 정부는 “전쟁과 유혈사태를 끝내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새)합의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외교장관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스라엘 공습 계속, 전망 불투명
그러나 휴전합의 발표 뒤에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계속됐으며, 이번 일시 휴전을 계기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지원을 강화하고 휴전 기간을 더 연장시키려는 유엔과 미국, 카타르 등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를 완전히 퇴치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휴전기간 최대 10일 시한 걸고 전투 계속 천명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석방이 휴전합의의 목적임을 분명히 하면서 휴전기간을 연장하더라도 “10일을 넘길 수 없다(최대 10일)”는 것을 국무회의에서 결정했으며, “모든 인질들을 석방시키고 하마스를 괴멸시킬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가디언>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전쟁은 계속된다.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카타르 정부가 이번 휴전 합의를 계기로 가자지구 내 안전지대를 설치하는 한편 연료와 물, 전기 등의 공급을 복구하는 인도지원을 확대하고, 인질 석방이 이어질 경우 휴전기간을 연장하도록 이스라엘 쪽에 압력을 가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3일 <아사히>의 이스라엘 현지 취재기사에 따르면, 이날 휴전합의 발표 뒤에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계속됐다면서, 카타르의 미디어 <알자지라>가 이날 아침 가자 시 주변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내보내면서 “공격은 요 2~3시간 동안 오히려 더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한 사실을 인용했다. 이스라엘군도 이날 성명을 통해 군사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투명한 휴전의 실효성
이에 따라 휴전의 실효성이 불투명해 보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마스는 합의 내용에 가자지구 상공은 남부지역은 하루 종일, 북부지역은 하루 6시간의 비행금지 시간이 설정돼 이스라엘군은 드론을 통한 감시도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스라엘 쪽은 이런 내용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휴전을 누가 어떻게 감시하는지에 대해서도 합의 당사자들이나 이를 중개한 카타르의 발표 어디에서도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휴전기간에도 “우리는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어 놓은 채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OCHA “가자지구 지금 괴멸 상태”
가자지구의 현재 상황은 “괴멸적”인 상태라고 <아사히>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가자지구 총인구의 80%가 넘는 170만 명이 자택을 떠나 피난생활을 하고 있으며, 모든 빵 가게가 문을 닫았다. 북부지역에서는 병원의 90% 이상이 문을 닫았꼬, 남부지역에서도 병원들이 계속 폐쇄되고 있다.
OCHA는 21일에 반입된 6만 3800리터의 연료 일부를 병원의 발전과 식수 공급용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내 비판여론이 휴전합의 압박
이번 합의 내용은 1주일 전에 이스라엘 쪽에 제시됐으나, 전투 중지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와 군 내부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격퇴하지 않은 단계에서 휴전할 경우 하마스에게 재정비 기회를 주게 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리고 휴전기간에 미디어 보도들을 통해 가자 주민들의 참상이 국내외에 알려지고,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허용한 이스라엘 군이나 정보기관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올 것이라는 등의 우려들도 있었다,
그러나 네타냐후 정부가 이번 합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요인들 중의 하나는 인질석방을 요구하는 이스라엘 국내여론이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인질 피해자 가족들은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직후부터 인질 전원 석방을 이스라엘 정부에 요구하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이를 위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만났으며 인질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도 계속했다. 지난 18일까지 5일간 이어진 시위행진에는 약 2만명이 참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줄곧 이스라엘 정부를 지지해 온 미국 바이든 정부도 인질석방 교섭에 응하도록 이스라엘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는데, 이 역시 가자지구에서의 유혈사태 전개에 대한 비판이 점점 고조되고 있던 미국 내 여론에 떠밀린 결과였다.
미국쪽이 밝힌 인질협상의 이면
미국 고위관리가 밝힌 인질협상 이면을 보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뒤 하마스와 통로를 구축하고 있던 카타르가 인질석방을 위한 협의를 하자고 미국과 이스라엘에 제안했다. 이들 3개국은 소수의 국가안보 담당 고위관리들을 특명 교섭담당자로 내세워 극비리에 협상을 시작했다. 여기에 이집트도 가담하면서 4개국 관리들이 매일 빈번하게 연락을 취하면서 협상을 계속됐다.
첫 돌파구는 10월 20일 미국인 모자 인질의 석방이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바르네아 국장과 협의를 계속하면서 협상를 가속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대면한 것을 포함해 모두 14차례나 전화 등을 통해 압박을 가했고, 이집트 알시시 대통령,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도 여러 차례 협의했다.
10월 25일 미국과 카타르 간의 전화협의가 두 번째 돌파구가 됐다. 이때 이스라엘 쪽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하마스가 여성과 어린이들을 먼저 석방하는 단계적 인질석방안이 구체화됐다.
11월 12일 바이든 대통령은 타밈 국왕에게 전화로 석방 대상자의 연령, 성별, 국적을 하마스가 먼저 밝히지 않는 한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고 호소했고, 타밈 국왕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응답한 직후에 하마스가 50명의 인질 명단을 제시했다.
14일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거래를 전진시킬 때”라며 합의를 촉구했고 네타냐후 총리도 결국 이에 ‘대체로 동의’하면서 며칠 뒤 합의문이 거의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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