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23.8조원, 소득세 14.2조원 감소가 원인
작년말 법인세율 일괄 인하 등 '부자 감세' 영향
9월에만 3.3조원↓…연말까지 3.5조원만 더 감소?
정부 낙관적 전망과 달리 '세수 펑크' 커질 수도
올해 들어 9월까지 국세 수입이 작년 동기보다 50조 원 넘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세수 펑크' 규모는 당초 정부 당국이 재추계 과정까지 거쳐 내놓은 6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는 국세 수입이 줄어든 원인으로 기업 실적 및 부동산 거래 위축 등을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나타낸 법인세와 소득세는 법인세율 인하, 종합부동산세 하향 조정 등 '부자 감세'와 무관하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9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국세 수입은 266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0조 9000억 원(16.0%) 줄었다. 9월 중 국세 수입이 25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조 3000억 원(11.7%) 줄면서 누적 국세 수입 감소액은 8월까지(-47조 6000억 원)보다 늘어났다.
정부는 9월 이후 남은 석 달 동안 작년과 같은 수준의 세금이 걷히면 올해 세수는 344조 9000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세입 예산(400조 5000억 원) 대비 55조 6000억 원 부족하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66.6%였다.
정부는 지난달 올해 예상되는 국세 수입을 341조 4000억 원으로 수정 전망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남은 기간 세수는 3조 5000억 원가량 덜 걷히게 된다는 게 정부 당국의 계산이다. 하지만 경기 부진이 계속 또는 가중되거나 중동 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한 세수 감소가 생긴다면 세금 수입은 예상보다 훨씬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월까지 세수 감소를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 감소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1∼9월 법인세 수입이 71조 9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23조 8000억원(24.9%) 줄었다.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중간예납 분납분의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정부의 세제개편으로 법인세율 1%p 인하의 영향도 적지 않다.
올해 상반기 상장법인(12월말 결산)의 영업이익은 14조 6000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1조 8000억 원 감소했다. 지난달 법인세가 9조 6000억 원에 그쳐 작년 동월보다 3조 6000억 원(27.1%)이나 줄었다. 작년 동월 대비 국세 수입 감소가 3조 3000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법인세 감소가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9월까지 소득세 수입은 부동산 거래 위축 등의 영향으로 14조 2000억 원(14.4%) 감소한 84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가가치세가 54조 9000억 원으로 6조 2000억 원(10.2%) 감소했고, 관세(-2조 8000억 원), 상속증여세(-9000억 원), 교통에너지환경세(-5000억 원) 등도 줄었다.
정부는 세수 재추계 당시 전망대로 국세가 걷히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세수 펑크의 주된 부분인 법인세의 경우 지난달까지 일반 기업의 중간 예납이 완료됐고, 중소기업의 중간 예납분이 남아 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향후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여전히 이달중 예정된 부가가치세 납부분과 다음 달 종합소득세 중간예납, 12월 종합부동산세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재부 최진규 조세분석과장은 "7∼8월에 소매판매가 좋지 않아 부가가치세가 조금 감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부가세가 얼마나 더 감소할 것인지, 비슷한 수준으로 들어올 것인지 등이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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