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SNS 글 살펴보니 '축하…모른 척…트집'

이원욱의 "무너진 도덕성"과 조응천의 "쇠몽둥이"?

홍영표 '경로당 방문기'…김종민 '지역구 초등생' 글

설훈·윤영찬·강병원·맹성규는 국감 활동 관련 글만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선자가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선자가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을 반년 앞두고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17%포인트 넘는 격차로 대승을 거둔 가운데, 이른바 민주당내 ‘비명계’로 알려진 의원들의 관련 발언이 관심을 끌고 있다.

축하와 다짐의 메시지를 보내는 의원,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일언반구 언급이 없는 의원, 심지어 가시 돋힌 발언을 하는 의원들도 있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정치인들이 주로 애용하는 페이스북을 들여다 봤다. ‘비명계’ 의원들 대부분은 선거 결과가 압승으로 나온 12일 오전에 관련 글을 올린 경우가 많았다.

‘비명계’ 의원들도 “압승으로 윤 정권 심판”

‘비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상민 의원은 “민심을 우습게 알면 그렇게 된다는 걸 그대로 보여줬다. 큰 교훈으로 삼아야겠다”라는 두 문장의 짧은 글을 올렸다. 이전 글은 TV조선의 <박정훈의 정치다>, 다음 글은 TV조선의 <강적들> 출연을 알리는 글이었다.

박용진 의원은 이상민 의원보다 더 짧은 “반격의 서막!”이라는 다섯 글자를 남겼다. 홍기원 의원은 두 후보자의 득표율을 언급하며 “민심은 천심, 시민과 국민의 눈으로 국정감사에 더욱 열심히 임하겠다”는, 역시 짧은 글을 올렸다.

 

이상민 의원 페이스북
이상민 의원 페이스북

김철민 의원은 “국민과 싸워 이긴 정부는 없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정운영, 오만하고 독선적인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라고 적었다. 이어 “​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며 경제와 민생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춘숙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의 말처럼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희망의 불씨를 키우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다짐했으며, 오기형 의원은 “반칙에 대한 상식의 승리이고, 오만한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장철민 의원은 이번 승리에 대해 “강서구민뿐 아니라 전국 민주당원이 함께 온 마음을 모아 응원해 주신 결과”이며 “잔학무도한 윤석열 정부에 심판의 회초리를 든 국민의 승리”라는 글을 남겼다.

압승에도 불구하고 ‘모른 척’?

압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설훈, 윤영찬, 강병원, 맹성규, 신동근, 박영순 의원 등이다. 이들의 페이스북 마지막 글은 자신들의 국정감사 활동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오영환 의원의 마지막 글은 ‘국회 경비대 방문기’였고, 홍영표 의원의 마지막 글은 선거 당일인 11일에 올린 ‘경로당 방문기’ 등이었다. 김종민 의원의 최근 글도 선거일인 11일 국회를 방문한 지역구 소재 초등학교 학생들의 국회 방문 이야기였다. 또 김민철 의원의 마지막 글은 ‘의정부시 승격 60주년 기념식’ 참석 관련 내용이었다.

 

김종민 의원 페이스북
김종민 의원 페이스북

이원욱의 “무너진 도덕성”과 조응천의 “쇠몽둥이 날아올 것”?

선거 압승을 반기면서도 ‘당내 문제’를 거론한 의원도 있었다. 이원욱 의원은 “집권 이후 보여준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해 국민은 심판의 표를 던졌다”며 “민주당은 신뢰의 회복을 위해 혁신해야 한다. 반사이익을 얻기 위한 국민의힘과의 싸움이 아닌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한 싸움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너진 도덕성’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말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선거 당일인 11일 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도 “(민주당이 이기면) 당장 지도부 권한을 강화하는 데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페니실린 주사를 맞은 격이 돼 오히려 당이 변화를 선택하지 않고 현재 체제에 안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변했다. “(어느 쪽이 이기든) 현 체제를 공고히 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오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이원욱 의원(왼쪽)과 조응천 의원. 연합뉴스
이원욱 의원(왼쪽)과 조응천 의원. 연합뉴스

페이스북 접속이 뜸한 조응천 의원은 12일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승리에) 도취해 ‘이재명 체제로 이겼으니 내년 총선도 압승’이라고 생각하면 쇠몽둥이가 날아올 것”이라며 “우리가 잘한 게 뭐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일단 저기(국민의힘)를 먼저 대걸레로 때려준 것이지 우리가 잘해서 안 때린 게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

페이스북 계정이 없거나 조응천 의원처럼 ‘개점 휴업’ 상태로 둔 박병석, 전해철, 서삼석, 송기헌 의원 등의 심경은 읽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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