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검찰 소환 예정…체포동의안 표결 다시 할 수도

이원욱 "(이 대표 단식은) 기승전 방탄으로 느껴진다"

계파 불문 각계각층 망라한 응원ㆍ지지 방문 몰려

해병대 사건 수사 축소 외압 특검 발의 후 당론 채택

"해임 건의 관철 안 되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2023.9.8.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2023.9.8.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가 시련을 잘 견딜 수 있도록 도와 달라. 불의한 정치인들이 득세했다. 우리 공동체가 이 어려운 시기 잘 헤쳐나갈 힘을 달라”

지난 4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들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국회 본청 앞을 찾은 함세웅 신부는 이렇게 기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투쟁을 시작한 지 8일로 9일 차를 맞았다. 당 안팎에서 어려움에 처한 이 대표지만 함 신부의 기도문처럼 많은 지지자로부터 기대와 응원을 받고 있다.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 도주 우려 없어

이 대표가 ‘검찰 스토킹’이라고 표현한 검찰발 영장 청구 가능성은 여전히 현존하는 위협이다. 9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이 대표는 또다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이라는 시련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의 압력에 의해 허위 진술을 했으며 쌍방울 대북 송금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8일 김성태 쌍방울 회장의 이 대표 쪼개기 후원과 관련 선관위를 압수수색 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대북송금 조작수사’에 대해 특검 추진을 건의하겠다고 밝혀 사건이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서는 이미 정부가 성남시에 발송했던 공문들이 공개된 상황이다.

단식 중인 이 대표는 도주 우려가 없으며 검찰은 이 대표 관련으로 수십 차례 압수수색을 실시해 더 이상 인멸할 증거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원욱 의원은 7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기승전 방탄’으로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밤 국회에서 촛불집회를 하는데 참가하는 분들을 보면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동력이 상실되고 있다”면서 “지금 상태에서 (이 대표가) 단식을 계속 지속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참석,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9.8.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참석,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9.8. 연합뉴스

이원욱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여전히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체포동의안’ 찬성의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반윤석열 운동'의 구심점 된 이재명

그럼에도 지난 9일간 이 대표의 단식을 계기로 당의 단합이라는 당원과 국민의 요구가 커졌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당내 계파를 불문하고 단식 농성장을 찾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안별로 각개 약진 식으로 움직여 온 ‘반윤석열 운동’도 이 대표가 구심점이 되는 통일적 흐름으로 수렴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 민생 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국민 중심 국정 방향 전환 △ 일본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과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 등 세 가지 사항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지금 정권의 퇴행과 폭주 그리고 민생 포기, 국정 포기 상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는 없는데 이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행태를 도저히 그대로 묵과할 수는 없지만 막을 다른 방법도 없다"면서 "그리고 이것이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삶의 문제, 민생의 문제, 절박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 고통에, 절망에 우리가 공감하고 함께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국회 본청 앞에 천막을 친 이 대표는 지난 9일간 각계각층의 인사들로부터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 현역 의원 가운데서도 계파를 불문하고 이 대표 단식지지 방문이 이어졌다. 대표적 비명계 인사인 전해철, 설훈, 홍영표 의원을 비롯해 우원식 의원, 조정식 사무총장, 김민석 정책위의장 등 당내 주요 인사들이 두루 농성장을 찾았다. 홍정민, 이소영, 이수진, 김병주 의원 등 다수의 초선 의원들도 농성장을 찾았으며 추미애, 이해찬 전 대표,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지지 방문에 나섰다. 이 대표 단식을 계기로 당내 단합이 강화된 것이다.

이밖에 김은경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 원외 인사들, 호남과 영남 지역 당원들도 농성장을 찾아 이 대표를 응원했다.

박지원 "이재명 단식에서 김대중 단식 본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조현 전 유엔대사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 함께 농성장을 찾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 대표의 단식에서 김대중의 단식을 본다“면서 ”김대중, 김영삼 두 지도자는 단식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켰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좋은 방향으로 흐르며 거기에서 이재명의 단식이 보이는 것“이라면서 ”많은 국민, 당원들이 뭉치고 있고, 이재명이 이겨야 대한민국 국민이 이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하기 위해 천막으로 들어서고 있다.2023.8.31.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하기 위해 천막으로 들어서고 있다.2023.8.31. 연합뉴스

권노갑, 김원기, 문희상, 임채정 상임고문 등 당의 원로급 인사들도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응원했다. 이 자리에서 권 고문은 한국 정치가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폭주하고 있다면서, 이런 정치를 풀어야 할 1차 책임이 정부 여당에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 대표에 전화를 걸어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싶어 전화를 드렸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러워 전화를 드렸다“면서 ”더운 날씨에 건강을 잘 챙기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에서도 이 대표 단식지지 방문이 이어졌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 원로 비상시국회의 대표단이 지지방문을 했으며 촛불행동 대표단도 농성장을 찾았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 등도 농성장을 방문해 이 대표를 응원했다.

당원과 국민, 지지자들이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당부도 나왔다.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광주에서 열린 ‘현 정치 폭풍의 언덕에서 추미애가 말하다’ 간담회에 참석해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가 고립되지 않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사법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조롱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자꾸 관심을 두고 ‘이재명 잘했다’ ‘이재명 함께하자’라고 외쳐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서구청장 보선, 13명 난립에도 잡음없이 전략 공천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발맞춰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세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7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수사 축소 외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검사법(특검법)을 발의했고 8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채택했다.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당장 해임하라고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해임하지 않을 경우 탄핵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는 게 아니고 당장 해임할 것을 요구해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탄핵 절차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조만간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안이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6일에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공천했다. 무려 13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전략 공천 결과에 잡음 없이 모두 승복한 것은 그만큼 당 안팎의 정세가 엄중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이재명 대표는 ”지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정치인의 초심은 나침반 바늘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흔들리면서 나아갈 길을 알려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파괴에 치열히 맞서 싸웠던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당당히 직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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