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항쟁”을 선포하고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오늘부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라면서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맨 앞에 서서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라면서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단식에 나서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 민생 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국민 중심 국정 방향 전환 ▲ 일본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과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 등 세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대통령, 국민과 싸우지 말고 국민을 위해 싸워야"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국민의 삶이 이렇게 무너진 데는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 “퇴행적 집권을 막지 못했고,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막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나라를 다스리고 국민을 지배하는 왕이 아니라 주권자의 대리인, 충직한 일꾼이어야 한다”라면서 “대통령과 정권은 국민과 싸울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2023년 이 땅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고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있다”라면서 “일본의 핵폐수 투기테러에도 저항은커녕 맞장구치며 공범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육군사관학교에서 독립영웅 흉상 철거를 시도하는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먹고사는 것도 어려운데 이념전쟁으로 국민 갈라치기를 시작했다”라면서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을 공산당으로 매도하여 흉상 철거를 공언했고 그 자리에는 독립군 때려잡던 간도특설대 출신이 차지할 것이라는 말도 떠돈다”라고 말했다.

해병대 장병 사망 사건과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에 대해 이 대표는 “국가의 부름에 응했다가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기는커녕 진실 은폐에 급급한다”라면서 “은폐 이유가 대통령 때문이라는 의혹이 일자 은폐를 거부한 수사단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느닷없이 대통령 처가 땅 쪽으로 바뀌고 의혹이 제기되자 수조 원대 국책사업을 느닷없이 백지화한다”라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등 재난 참사와 관련 이 대표는 “정권의 국민 포기에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라면서 “이태원 유가족들은 아직도 거리에 계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송 참사 같은 인재는 물론, 우리 일상을 덮친 흉악 범죄가 일상이 되었다”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제1 의무인데 국가는 어디에 있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지지율 정체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대선에서 진 정치세력이 집권 세력보다 지지율이 높았던 적이 있는지 살펴봐 주길 부탁드린다”면서 “자부할 일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족하지만 치열하게 정권을 견제하고 대안을 만들어내고 국민 곁으로 더 다가가서 더 많은 지지를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스토킹"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스토킹’”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 정권 들어서만도 2년 가까이 400번 넘는 압수수색을 통해 그야말로 먼지털 듯 털고 있지만 단 하나의 부정 증거도 없다”라면서 “한 개 지방검찰청 규모로 장기간 수사를 하고 있지만 실체가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청에서는 23일간 출장소를 차려놓고 전 공무원을 다 뒤져서 무려 6만 7000건의 문서들을 압수해 갔다”라면서 “전화, 소환조사 포함해서 200명 가까운 사람들을 조사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상대가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는 것을 가지고 너 왜 공격 당하느냐고 하면 대체 야당이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겠느냐”라면서 “누군가를 목표로 해서 정치적 공세를 벌이는 것을 가지고 왜 정치적 공세를 당하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단식농성 중 검찰 출석 여부에 대해 이 대표는 “단식한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검찰 수사 역시 전혀 지장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이 대표는 “이게 구속할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느냐”라면서 “일말의 양심이 있으면 아무런 근거도 없이 허무맹랑한 호소를 하고 특별한 지위를 가져서가 아니라 이 나라 국민을 그렇게 해서야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이 하는 일에서만 검찰은 갑자기 공산주의자가 되고 이재명만 예외가 된다”라면서 “여러분이 의심을 갖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보는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자신과 관련된 다수의 재판이 진행되는 문제와 관련 이 대표는 “지금 제가 기소당한 것이 한 10건쯤 된다”라면서 “일을 못 하게 괴롭히자, 고통을 주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원하는 바대로 행동하는 것은 결국 지는 것”이라면서 “국가 폭력조차도 우리가 견뎌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공격한다고 고통을 가한다고 고통스러워하면서 포기할 수는 없다”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더 의지를 굳건하게 하고 반드시 싸워서 이긴다는 투지로 끝내 싸워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2시 30분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