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보다 높은 77.77% 득표율로 대표 당선
당사 압수수색, 야당 대표 영장 등 초유의 사태
체포동의안, 가까스로 부결…당 분열 위기도
1특검, 4국조, 장외집회로 대여투쟁 전선 강화
“지지자 결집 통한 총선 승리가 우리의 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77.77%라는 민주당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된 이 대표의 지난 1년은 당 안팎으로부터의 끊임없는 도전과 시험대의 연속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2위인 박용진 후보(22.23%)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77.77%의 득표율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통령 후보 선출 당시 기록한 77.5%보다 높았으며 2020년 ‘어대낙(어차피 당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칭호를 받으며 압승했던 이낙연 전 대표(60.77%)보다도 크게 높은 수준이었다.
전당대회에서는 정청래,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의원 등 친명 의원이 대거 최고위원으로 당선되면서 ‘이재명 직할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열 정부, 이재명 대표를 야당대표로 인정 안 해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검찰 세력은 2022년 대선에서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로 혜성과 같이 떠오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이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모자라, 헌정사상 유례없는 야당 탄압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민주당사와 민주연구원 등 제1야당 관련 시설을 압수수색했다. 제1야당 당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6년 직선제 개헌을 위한 천만 서명운동에 나선 신민당사를 압수수색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재명 대표와 그 주변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300차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청이 새로운 청사로 이전했는데도 이 대표 관련으로 압수수색을 지속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이 대표 본인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도 최초의 일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민당 총재 시절이던 1979년 외신 인터뷰를 구실로 제명했던 사건은 있었지만, 문민정부 이후 현직 제1야당 당수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한 적은 없었다. 위례 신도시와 대장동 개발 특혜, 성남FC 후원 기업 특혜 등이 이유였다. 당시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되면서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촉발됐다. 검찰과 여당으로서는 민주당에 ‘방탄 프레임’을 씌우는 동시에 당내 분열까지 촉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
이미 검찰에 4차례 소환조사를 당한 이 대표는 조만간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또는 백현동 용도 변경 배임 의혹 등과 관련해 5번째 소환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9월 국회 중 본회의 없는 주에 검찰 출석할 것"
이 대표의 지난 1년은 유례없는 검찰의 탄압을 정면으로 돌파해 온 시간이었다.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할 당시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승만 정권의 조봉암 사법 살인, 박정희 정권의 김영삼 의원 제명, 전두환 정권의 김대중 내란 음모 조작 사건까지 독재 권력은 진실을 조작하고 정적을 탄압했지만 결국 독재자는 단죄됐고 역사는 전진했다”라면서 결연한 저항 의지를 천명했다.
지난 6월 19일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전격 선언했다. 이 대표는 구속과 관련된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9월 정기국회 개원 전 소환을 검찰에 요구했다. 현재 불발에 그칠 가능성이 커져 9월 국회 회기 중 본회의가 없는 주에 출석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러한 와중에도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혔지만,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의 입법을 주도했고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신속처리안건 지정 등의 성과를 냈다. 김건희 특검법, 50억 클럽 특검법 등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있어 향후 정국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에는 기본사회위원회가 출범해 소득, 주거, 금융, 의료, 복지, 에너지, 통신 등 모든 영역에서 국민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기 위해 연구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할 기틀을 다졌다.
이달 초 활동을 마무리한 혁신위원회는 대의원제 개편, 당내 경선 시 현역의원 기득권 완화 등 진일보한 안을 내놨다. 일부 현역의원들이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제도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압도적 지지 유지되는 정도 넘어 더욱 강화됐다"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 1특검(해병대 축소 은폐 의혹)과 4국정조사(양평 고속도로, 잼버리 파행 운영, 오송 참사, 언론장악)를 제안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자 야 3당, 시민사회와 연대해 범국민대회를 조직하고 장외 투쟁에 나섰다.
지난 1년간 검찰의 거센 탄압을 정면 돌파해온 이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내홍도 정면 돌파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일각에서 거론되던 10월 사퇴론에 대해 이 대표는 TJB와의 인터뷰에서 “전망이 아니라 기대일 것”이라면서 “특히 여당이 그렇게 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78%라고 하는 역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로 당대표가 됐고, 지금도 그 지지는 유지되는 정도를 넘어서서 더 강화됐다”라고 밝혔다.
향후 김용, 정진상, 이화영 씨 등 측근 관련 재판과 이 대표 본인의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성남FC 및 대장, 위례 특혜 의혹 재판 등은 총선 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쌍방울 대북송금, 백현동 용도변경 특혜, 변호사비 대납,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위험 요인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강고한 대중 지지를 바탕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분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박균택, 송기호, 이건태 변호사, 김문수 전 경기도신용보증재단 전략상임이사, 안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 임귀열 전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특보단 상임고문, 정의찬 전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정진욱 전 이재명 후보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강위원 전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등을 특보로 임명하는 등 당내 친정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향후 당을 결속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체제를 정비하는 데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우리가 단합을 유지하고 지지자들과 당원들이 실망하거나 흩어지지 않게 해서 투표하게 하고 그걸 통해 내년 총선을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이긴다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고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총선 승리에 더해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현 집권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에 나서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이 대표는 "잠시 빌린 권력으로 없는 죄를 조작해 만들고 있는 죄를 덮는 데 골몰하다 보면 언젠가 혹독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권력은 순간이고, 잠시 늦춰질지언정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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