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니 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 심정지
병원 이송 후 호흡, 맥박 돌아와 수술 중
같은 장소서 1년 새 세 번째 산재사고
같은 조 노동자 안전 확보 미비가 원인
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20대 노동자가 사망한 데 이어 손가락 절단, 끼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SPC그룹에서 각종 산업재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낮 12시 41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있는 샤니 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 A 씨(56)가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A 씨는 반죽하는 기계에서 일하고 있었으며 기계에 배 부위가 끼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A 씨의 작업은 원형 스테인리스 통에 담긴 반죽을 리프트 기계로 올려 다른 반죽 통에 쏟아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인 1조로 이뤄지는 작업인데 A 씨는 리프트 아래쪽에 있었고 같은 조에서 일하던 B 씨가 기계를 작동하면서 안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기계 작동 전에 안전이 확보되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기계를 작동시켜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소방당국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 씨에 대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SPC는 샤니 공장 생산 설비의 가동을 모두 중단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SPC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직원과 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SPC 계열사에서 이와 같은 사고 발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15일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계를 작동하던 중 기계 안으로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이 노동자는 오각형 모양의 교반기에 고추냉이, 마요네즈 등 배합물을 넣어 섞는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내용물이 제대로 섞이지 않으면 손을 직접 넣어야 하는 위험 요소가 있었다.
지난달에는 이번 사고가 났던 성남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노동자는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키자 멈추고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작동 버튼을 눌렀는데 장갑이 빨려 들어가는 과정에서 골절상을 입었다.
지난해 10월 23일에는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됐다. 불량품 빵을 기계에서 빼려다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발생한 사고였다.
SPC는 지난해 사망 사고 이후 불매운동이 벌어지자 향후 3년간 1000억 원을 투입해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각종 산재사고가 계속 발생하면서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SPC그룹의 산업재해 실태가 공개됐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파리크라상, SPC삼립 등 SPC 16개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총 759건으로 집계됐다. 공식 승인된 산재사고로 승인되지 않은 사례까지 감안하면 실제 사고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최근 5년간 SPC 계열사 4곳의 사고 유형을 제출받은 결과 넘어짐이 27.3%로 가장 많았고 끼임(16.5%), 절단, 베임, 찔림(15.8%) 등 순이었다.
특히 상당수 작업이 2인 1조로 이뤄지는데 2인 1조 작업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같은 조 노동자 간 상호 확인이 철저하지 않아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도 같은 조 노동자가 상대방의 안전 상태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AS>
A 씨는 결국 이틀 뒤인 10일 낮 12시 30분께 숨졌다. 8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호홉과 맥박이 돌아와 응급 수술을 했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사고 원인과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SPC는 입장문을 내고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게 거듭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당사는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10일 오후 5시 43분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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