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작년보다 95% 급감

반도체 부문 두 분기 연속 4조원대 적자

감산 효과로 재고 5월 정점 찍고 감소세

메모리 가격 낙폭 줄어 실적 개선 기대감

반도체 ‘큰 손’ 중국 시장 불확실성 해소돼야

삼성전자 사옥.
삼성전자 사옥.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에서 4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줄고 재고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면서 3분기 이후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경제가 불안하고 경기 침체로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어 실적 반등 시점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6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은 60조55억 원으로 22.28% 줄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4조36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D램 출하량이 증가하며 1분기(-4조5800억 원)보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두 분기 연속 4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두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것은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DS 부문 매출은 14조730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의 절반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4조 원 이상 급감했다. 다만 반도체 재고가 5월 정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진입하며 3분기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같은 고성능 제품 출하량이 인공지능(AI)용 수요에 힘입어 증가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분기 매출 40조2100억 원, 영업이익 3조83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사업에 따라 실적이 갈렸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이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경기 침체로 보급형도 1분기보다 매출이 줄었다. 반면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은 고부가 제품 판매가 꾸준히 늘어 선방했다. 생활가전도 계절적 성수기 덕에 매출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부진이 이어졌지만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에 각각 역대 최대인 14조5000억 원과 7조2000억 원을 투입했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삼성전자 실적 추이

삼성전자는 빠른 실적 회복을 위해 반도체 감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7일 올해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D램과 낸드 모두 생산 하향 조정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지난해 9월 말 29조 원에서 올해 3월 말에는 32조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4월부터 본격 감산에 들어가며 재고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율도 두 자릿 수에서 한 자릿수로 완만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0~5% 하락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려면 세계 경제가 살아나야 한다. 그래야 반도체 수요와 직결되는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등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진다. 무엇보다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하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55%에 달한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반도체 수요 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은 올해 들어 50% 가까이 급감했다.

세계 경제도 아직 살얼음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직전보다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올린 3.0%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 등 위험 요인이 잠복해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게바 IMF 총재도 “세계 경제의 단기 전망은 갈리지만 중기적으로는 암울하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할 수 없는 외부 변수가 많아 정확한 실적 반등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최소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실적 개선을 낙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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