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25.4% 내려 통계 작성 후 최대 폭 하락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 25.9% 폭등

외식비 6.3% 등 개인 서비스 비용도 5% 상승

국제 원자재‧환율 등 하반기 물가 곳곳에 복병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3.7.4. 연합뉴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3.7.4. 연합뉴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21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다. 이는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 기인하지만, 공공요금 대폭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 등 생활 관련 비용이 크게 올라 물가 상승률 둔화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 상승세는 잡혔다고 낙관하는 분위기이지만,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등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 원화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되고 이는 곧바로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다.

소비자물가 추이
소비자물가 추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 5.0%에서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한 뒤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등으로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2%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이다.

품목 성질별로는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25.4% 떨어지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로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경유는 32.5%, 휘발유는 23.8%, 자동차용 LPG는 15.3% 각각 내렸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1.47%p나 됐다. 석유류가 물가상승률 둔화를 주도했다는 뜻이다. 석유류를 제외한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가스‧수도 등 거의 모든 상품이 전년 동기보다 상승했다. 축산물만이 4.9%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특히 전기·가스·수도는 작년 동월 대비 25.9%나 폭등했다. 정부가 공공요금을 큰 폭 인상한 영향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째 20%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비스도 3.3%가 올랐다. 집세와 공공서비스는 각각 0.5%와 1.0% 상승에 그쳤지만, 외식이 6.3% 오른 영향으로 개인서비스는 5.0% 상승했다.

라면 가격은 작년 동월보다 13.4% 올랐다. 최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압박 이후 라면 출고가격이 7월부터 소폭 인하됐지만, 이번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2023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
2023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1% 올라 지난해 5월(4.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도 5월 3.9%에서 6월 3.5%로 0.4%p 떨어졌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까지는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물가가 많이 안정될 것 같고 하반기는 그에 비해 하락 폭이 둔화할 수 있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은 상방 요인이고, 국내 경기에 따라 하방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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