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일본정부-IAEA 거래' 내용담긴 문건 보내와
애초 오염수 이중측정 제안…그 중 '신속'만 우선실행
일부 방사성 핵종 활성농도, 규제 한계치 넘었지만
방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쪽으로 결론 내려
IAEA, 기지급 85만 유로 외 추가로 100만 유로 요구
IAEA “우리와 무관한 위조 문서” 짤막한 답변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28일, 일본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기 위해 ‘공모’하고 있다는 의심을 더욱 키우게 만드는 또 하나의 문서를 입수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로고가 찍힌 이 문서는 1주일 전인 22일 보도한 ‘외무성 간부 A 메모’ 내용과 26일 보도한 영문으로 작성된 제보 내용과 주요 부분이 겹치거나 서로 빈 곳을 채워 주면서 ‘공모’설의 윤곽을 좀 더 분명하게 그려 준다.
IAEA 최종보고서 초안 5월에 일본정부 손에
26일의 제보처럼 <더탐사>를 통해 입수한 이 문서에 따르면 IAEA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핵 오염수 알프스(ALPS) 처리에 관한 최종보고서 초안을 완성한 것은 5월 19일이고, 이를 일본정부에 전달한 것은 그 사흘 뒤인 5월 22일이었다. IAEA의 최종보고서는 6월 말에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의 승인을 거쳐 공표하기로 돼 있었지만, 이미 공표 예정일보다 한 달도 더 전에 일본정부에게 최종보고서 초안이 넘어갔다.
IAEA의 내부 문서로 의심되는 이 문서에는, 최종보고서 초안을 구스타보 카루소 ALPS 안전점검 조정관과 에릭 프리먼 핵안전보안부 프로그램 담당자가 5월 22일 일본에 가서 일본정부에 직접 넘겨 준 것으로 돼 있다. 이를 일본 경제산업성과 외무성, 환경성 등 일본정부 관련부서 고위관리들과 도쿄전력이 살펴본 뒤 많은 부분에 대해 수정 “권고”했고, 초안은 그 권고대로 수정돼 최종보고서가 작성됐다.
26일 보도한 영문 제보자가 6월 15일 이전에 일본정부 손에 들어갔다고 한 것은 보고서 초안이 아니라, 초안이 그런 피드백을 통해 수정을 거친 완성본인 셈이다.
이 완성본은 개요에서부터 핵오염수의 해양 투기에 긍정적인 내용을 담았으며, 부정적인 내용들은 일본정부의 요구에 따라 IAEA가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모두 무시하거나 삭제해 버렸다는 것을, 이번 IAEA 문서는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일본, IAEA에 85만+100만 유로 뇌물?
이 최종보고서 초안 작업에 일본정부가 제공한 85만 유로가 투입됐으며, 초안 완료 뒤 IAEA는 100만 유로의 추가예산을 일본정부에 요구했다.
<민들레>가 22일 보도("IAEA, 일본정부 돈받고 '핵오염수 절대안전' 결론?")한 ‘외무성 간부 A 메모’에서 A는 그 금액이 “적어도 100만 유로 이상”이라고 했는데, IAEA 문서는 그 전에 이미 85만 유로가 지불된 사실을 보여 준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정부가 “과학적 객관성”을 강조하면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승인 여부의 최종 판단자료로 삼을 것으로 보이는 IAEA의 보고서라는 것은 일본정부가 용역비를 지불하고 자신들 입맛대로 만든 주문생산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과학이 아니라 오히려 반과학에 가깝다.
과학이 아니라 반과학
IAEA 문서에도 “최종결정을 내리는 것은 일본정부”라는 표현이 보이는데, 이는 26일 보도된 영문 제보의 “일본정부가 결정을 내린다”는 증언과 일치한다.
IAEA 문서는 태스크포스(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에 대해서도, 그들과 “논의는 하겠지만 그들의 권고는 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IAEA와의 관계만 잘 풀어가면 “전문가들은 어디까지나 장식물”이라고 했던 외무성 간부 A의 말 그대로다.
IAEA 문서는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이 모든 오염수 저장탱크의 ALPS 처리수에 대한 충분한 분석을 요구하고 있고, 이웃나라들이 유기결합 삼중수소(OBT)에 대한 일본 쪽 검사에 의문을 제기했으나, “일본정부가 그와 관련한 문제들을 보고서에서 얼버무리도록 요청한 점을 고려해" 그러한 우려들은 ALPS 안전점검 대상에 아예 포함시키지도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숨기고 있는 것은 삼중수소 관련 정보만이 아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에 삼중수소 외에 얼마나 많은 방사성 핵종들이 들어 있는지, 다핵종제거설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ALPS(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선진액체처리 시스템)가 무엇인지, 일본정부가 제공하는 극히 제한된 정보 외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외무성 간부 A 메모’가 한국 등 주변국들이 해양 투기에 반발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거론한 것이 IAEA의 국제안전기준이 176개국의 승인을 받았고 한국 등도 이에 동의했다는 것이었는데, IAEA 문서도 꼭같이 그 점을 지적하고 있다.
IAEA 답변은 “위조 문서”
IAEA는 이 문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더탐사> 쪽 문의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문서는 IAEA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며, IAEA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위조 문서”라고 단언하는 짤막한 답변을 보냈다. ‘외무성 간부 A 메모’에 대해 외무성이나 일본 미디어가 보인 반응도 다르지 않다.
IAEA 문서 원본 번역문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ALPS 처리수 처리 최종보고서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정 제안
2023년 6월 1일
IAEA는 5월 19일에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ALPS(선진 액체처리 시스템) 처리수 처리에 관한 최종보고서 초안을 완료했다. 그것은 일부 방사성 핵종의 활성농도가 방류 허용치를 넘은 것으로 보고됐지만, ALPS 처리수를 올해 여름에 (해양) 방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중의 까다로움을 고려해서, 도쿄전력의 신뢰성과 ALPS 처리수의 안전한 방류를 위한 일본정부의 수행능력을 최종보고서에서 설명할 것이다.
IAEA와 일본정부가 상의한 뒤 대중에게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데이터와 결과들은 제거돼야 한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Rafael Mariano Grossi) IAEA 사무총장의 승인을 받은 뒤 최종보고서가 6월 말에 발행될 것이다.
최종결론 및 결과
보고서는 소개, 안전 원칙들, IAEA 안전지침과 참고자료 등을 담고 있다. 일본정부와 사전에 교섭을 한 그로시 사무총장의 지시에 따라, ALPS 처리수 방류를 지지하는 긍정적인 결론이 개요(Executive Summary)에 들어갈 것이다. 최종보고서는 대중의 우려와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 도쿄전력의 방류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따라 이뤄진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다. IAEA는 모든 태스크포스(대책위원회) 전문가들과 논의하겠지만, 그들의 권고는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을 것이다.
도쿄전력과 일본 관계당국의 견해
ALPS 안전 점검 조정관 구스타보 카루소(Gustavo Caruso)와 IAEA 핵안전·보안부 프로그램 담당관 에릭 프리먼(Erik Freeman)이 5월 22일 일본을 방문해 최종보고서 초안을 일본정부에 넘겨 주었다. IAEA는 일본 경제산업성(METI), 외무성(MOFA), 환경성(MOE)의 고위관리들과 도쿄전력의 피드백을 고려해서 수정할 것이다. 도쿄전력과 일본 관계당국은 일부 데이터와 결과들에 대한 대중적 반대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IAEA는 그런 우려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정할 것이다.
* 일본정부는 보고서에서 IAEA의 국제안전기준이 176개국의 승인을 받았다는 것을 언급하도록 권고했고, IAEA는 ALPS 처리수 처리와 IAEA ALPS 안전 점검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데에 동의한다.
*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은 모든 저장탱크의 ALPS 처리수에 대한 충분한 분석을 요구했으며, 이웃 나라들은 유기결합 삼중수소(OBT. Oragnically Bound Tritium) 검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본정부가 그와 관련한 문제들을 보고서에서 얼버무리도록 요청한 점을 고려해 그러한 우려들은 ALPS 안전 점검에 포함되지 않았다.
* 일부 태스크포스 전문가들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와 일반 원자로들의 안전 점검에 적용된 기준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일본정부는 그들에 같은 기준을 적용됐다고 얘기하도록 IAEA에 권고했다.
* 일본정부는 실험실들간의 불일치에 대해 걱정하면서, 기준을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IAEA는 대중들의 부정적 시각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1%를 모든 핵종들의 규제 한계치로 설정했다. IAEA는 또 최종결정을 내리는 것은 일본정부이기 때문에 중요한 차이들이 (있더라도) 나중의 ALPS 처리수 방류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 일본정부는 일본 당국이 IAEA의 안전 점검에 절대로 간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라고 권고했다. 보고서의 독립성은 정치적 요소의 개입이 없다는 것을 보증한다.
IAEA ALPS 안전 점검과 관련한 배출원과 환경 모니터링을 위한 국가계획
IAEA는 2023년 3월 일본정부에 IAEA ALPS 안전점검과 관련한 배출원과 환경 모니터링을 위한 국가계획(National Plan for Source and Enviromental Monitoring Associated with IAEA ALPS Safety Review)을 제공했다. IAEA는 모든 집단에 대한 “신속한” 분석과 선택된 집단들에 대한 “충분한” 분석에 토대를 둔 배출원 모니터링을 위한 이중적인 접근을 제안했다. 신속한 분석은 IAEA 연구소들에 의해서만 수행되고, 복수의 제3 실험실들이 충분한 분석을 위해 참여했다. 이에 따라 IAEA는 필요 시간을 단축하면서 신속한 분석을 하지만, 이중적 접근은 도쿄전력과 일본 관계당국의 우려 때문에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추가 예산
ALPS 안전점검 하에 행해지는 환경 모니터링은 시간이 걸리고 대단히 어렵다. 따라서 전에 제공된 85만 유로는 이미 다 써버렸기 때문에 일본정부는 100만 유로의 추가 예산을 제공해야 한다. 일본 당국은 이 추가예산 요청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고, IAEA는 일본정부가 추가예산을 승인하고 지출한 뒤에야 최종보고서를 발행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IAEA가 보낸 답변
우리는 당신이 언급한 것과 유사한 내용을 지닌 위조 문서(forged document)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문서는 IAEA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며, IAEA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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