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OECD 국가 중 꼴찌…평균의 절반 이하

연간 출생아 수 25만명 이하…10년 만에 반토막

2006년 이후 280조원 쏟아 붓고도 추세 못돌려

출산율이 역대 최저치인 0.7명대로 떨어졌다. 사진은 비어있는 공간이 많아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2023.2.22 연합뉴스
출산율이 역대 최저치인 0.7명대로 떨어졌다. 사진은 비어있는 공간이 많아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2023.2.22 연합뉴스

결혼은 늦게 하고, 첫 출산 나이는 많아지고, 출산율은 낮아지고…

우리나라의 출산과 인구동향을 둘러싼 현상들이다.

가임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낳을 출생아 수의 평균을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명대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자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16년간 약 28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저출생 추세를 돌려보려 했지만, 출생아 수는 되레 10년 전의 절반 수준인 25만 명 아래로 줄어들었다.

연간 혼인 건수는 2년째 20만 건을 밑돌았고 첫 출산을 하는 평균 나이는 33.0세로 OECD 평균보다 네 살 가까이 많았다.

통계청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와 '2022년 12월 인구동향'을 발표했다.

작년 합계출산율 0.78명, 10년째 OECD 꼴찌

작년 합계출산율은 전년보다 0.03명이 줄어든 0.78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10년간 줄곧 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이탈리아로 1.24명이다.

2020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으로 한국의 2배가 넘는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974년(3.77명) 4명대에서 3명대로, 1977년(2.99명) 2명대로, 1984년(1.74명) 1명대로 떨어졌다. 2018년(0.98명)에는 소수점 이하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에 걸쳐 지난해까지 끝을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는 7년 연속 감소세다.

합계 출산율을 시도별로 보면 서울(0.59명)이 가장 낮고 이어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이다. 합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1.12명)이다.

작년 합계 출산율은 통계청이 2021년 12월 내놓은 장래인구추계상 전망치(0.77명)와 유사한 수준이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혼인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 뒤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이 2025년 0.61명까지 떨어질 것이란 부정적인 시나리오도 있다.

작년 출생아 25만명 아래…10년전의 절반, 30년전의 3분의 1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4.4%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말하는 조출생률도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감소했다. 출생아 수와 조출생률 모두 역대 최저다.

출생아 수는 30년 전인 1992년 73만 1000명이었으나 20년 전인 2002년(49만 7000명) 40만명대로 떨어졌고, 5년 전인 2017년(35만 8000명)에는 30만명대로 하락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20년(27만 2000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2년 만에 25만 명선도 깨졌다.

작년 출생아 수는 10년 전인 2012년(48만 5000명)의 약 절반, 30년 전인 1992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작년 출생아 24만 9000명 가운데 15만 6000명은 첫째 아이였고 둘째는 7만 6000명, 셋째 이상은 1만 7000명에 그쳤다. 첫째 아이 수는 전년보다 5.5% 늘었는데 둘째와 셋째 이상은 각각 16.8%, 20.7%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전체 출생아 중 첫째 아이의 비중은 62.7%로 전년보다 5.9%포인트 올랐다. 둘째 비중은 30.5%, 셋째 이상은 6.8%였다.

저출산 대책에 280조원 쏟았지만…혼인 줄고 만혼 심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생 대응 예산으로 약 280조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백화점식 대책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면서 저출산 기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 사교육비 부담 등은 출산을 기피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혼인 자체가 줄고, 혼인을 늦게 하는 추세도 저출생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 2000건으로 전년보다 1000건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혼인 건수는 2021년(19만 3000건) 처음으로 2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에는 이혼 건수도 9만 3000건으로 10만 건 아래로 떨어졌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나이는 33.0세로 전년보다 0.3세 높아졌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OECD 평균(29.3세)보다 3.7세 높은 수준이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이상을 아우르는 전체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보다 0.2세 올랐다. 평균 출산연령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7%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2년(18.7%)의 2배에 가깝다.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초반이 73.5명으로 가장 높고, 이어 30대 후반 44.0명, 20대 후반 24.0명 순이었다. 35세 미만 연령층의 출산율이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35세 이상 연령층의 출산율은 증가했다.

엄마의 연령별 출생아 수는 40∼45세(1000명 증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전년보다 감소했다. 결혼 후 2년 안에 낳은 출생아 비중은 31.5%로 전년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출생 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04.7명으로 1년 전보다 0.4명 줄었다.

첫째, 둘째, 셋째 아이 이상 모두 출생성비 정상범위(103∼107명)에 속했다. 남아선호사상이 더 이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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