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여파로 무섭게 상승한 미국 생산자물가

근원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예사롭지 않아

트럼프는 연준에 기준금리 3~4%p 인하 요구

섣불리 금리 크게 내렸다간 통제불능될 수도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전망치를 크게 넘어서는 등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영향이 본격화 하고 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산출하는 근원생산자물가지수의 상승률은 더 심각해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한 근원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도 심상치 않은 수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의 급등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자지수를 밀어올린다. 관세전쟁의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활성화되는 마당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3~4%p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밀려 기준금리를 크게 인하하기라도 한다면 살아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관세전쟁 여파에 미 7월 생산자물가 0.9%상승 

미 노동부는 7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2% 상승을 예상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을 당황스러울만큼 웃도는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3%였다. 이 역시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인 2.5%의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올라 상승률도 전망(0.3%)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2022년 3월 0.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전년 동기 대비로는 2.8% 상승했다.

도매물가로도 불리는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관세전쟁의 여파가 미 생산자물가를 먼저 강타하는 형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비자물가 둔화에도 미국이 부과한 관세가 공급망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7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항에서 컨테이너들이 선박에 적재 및 하역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러 국가에 서한을 보내 해당 국가의 대미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율을 제시했다. 2025.7.9. EPA 연합뉴스
7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항에서 컨테이너들이 선박에 적재 및 하역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러 국가에 서한을 보내 해당 국가의 대미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율을 제시했다. 2025.7.9. EPA 연합뉴스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심상치 않아

근원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률도 예사롭지 않다.

미 노동부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6월(2.7%)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해선 0.2% 상승했다. 문제는 근원소비자물가지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전년 동월 대비 3.1%, 전월 대비 0.3% 각각 상승했다. 근원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6월(2.9%) 대비 올라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라파엘에 위치한 스프라우트 식료품점에서 한 고객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달걀값은 3월에 5.9% 올랐다. 2025. 04. 11.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라파엘에 위치한 스프라우트 식료품점에서 한 고객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달걀값은 3월에 5.9% 올랐다. 2025. 04. 11.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기준금리를 3~4%p인하하라며 연준을 압박하는 트럼프

관세전쟁의 쓰나미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미국 내 인플레이션에 활력을 부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에 골몰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인 연준(Fed)의 차기 의장 후보를 "3∼4명으로 좁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취재진에게 "새로운 의장을 (과거 관행에 비해) 조금 더 일찍 지명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금리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에게 인격모독을 서슴치 않으며 사퇴를 수차 종용했다. 현재 후임 의장 물색 작업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주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베선트 장관이 최종 후보자를 추려 보고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가을께 의장 후보를 최종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금리 1%포인트 당 연간 국채 이자로 3600억 달러(약 496조 원)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나는 (기준금리를) 3∼4%포인트 더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을 압박했다.

미국의 현 기준금리는 4.25∼4.50%로, 다음 달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1일 워싱턴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기자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왼쪽)과 팸 본디 법무장관이 지켜보고 있다. 2025.8.11.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1일 워싱턴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기자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왼쪽)과 팸 본디 법무장관이 지켜보고 있다. 2025.8.11. AP 연합뉴스

큰 폭의 금리 인하, 자칫 인플레이션 통제불능 상황으로 만들 수도

생산자물가지수가 상승하고 근원생산자물가지수는 폭등하는 상황, 근원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 보여주는 바는 명확하다. 인플레이션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꺼져가던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살린 건 트럼프의 관세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방위적 관세전쟁을 일으켜 인플레이션을 살아나게 한 것도 모자라 연준의 팔을 비틀어 기준금리를 낮추려 하고 있다. 만약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못이겨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기라도 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창궐할 수도 있다. 그때는 정말 통제불능의 상황이 전개될텐데 그 위험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으려고 줄기차게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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