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비농업신규일자리 증가 2.2만개뿐

고용 증가 7월 반토막, 8월엔 1/4 토막

연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99%

시장에선 빅컷(50bp) 전망 목소리까지

"트럼프 관세 폭탄, 이민 단속의 후유증"

미국의 고용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 7월의 고용쇼크에 이어 8월에도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크게 부진했다. 경제의 엔진이라 할 노동시장이 꺼져가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는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시장에선 빅컷(50bp) 인하까지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고용시장 8월 신규 일자리 고작 2만 2000개 늘어

미 노동부는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만 2000명 증가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만 5000명)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8월 일자리 증가는 작년 10월 후 가장 낮은 수치인 것은 물론 지난 7월 고용 증가분(7만 9000명) 대비 4분의 1 토막 수준에 그쳤다. 미국의 비농업신규일자리는 7월에도 7만 9000명 증가로 6월 증가 폭(14만 4000명)의 절반 수준을 나타내 시장에 충격을 줬다.

8월 고용은 의료(3만 1000명), 사회지원(1만 6000명) 부문이 그나마 고용 증가를 유지했다. 전체 민간 부문 고용은 3만 8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방정부 고용은 8월 중 1만 5000명 감소했다. 연방정부 고용은 정부효율부(DOGE)가 주도한 공공영역 구조조정을 반영해 올해 들어 무려 총 9만 7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6∼7월 고용 증가 폭은 종전 발표 대비 총 2만 1000명 하향 조정됐다. 6월 고용이 '2만 7000명 증가'에서 '1만 3000명 감소'로 하향 조정됐고, 7월 고용은 '7만 3000명 증가'에서 '7만 9000명'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 비농업고용지수. 출처 : 인베스팅닷컴
미국 비농업고용지수. 출처 : 인베스팅닷컴

실업률은 4.2%에서 4.3%로 상승

한편 실업률은 7월 4.2%에서 8월 4.3%로 상승, 전문가 예상에 부합했다.

시간당 평균임은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올라 시장 전망(3.8%)을 밑돌았다.

이날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장을 전격 경질한 이후 나온 첫 번째 보고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미국의 고용 상황이 최근 3개월 사이에 상당히 악화했음을 보여주는 통계치를 발표하자 해당 통계가 조작됐다며 전임 행정부가 임명했던 맥엔타퍼 국장을 해임하고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E. J. 앤토니를 후임 국장으로 지명했다. 현재 노동통계국장은 빌 비아트로우스키 부국장이 대행을 맡고 있다.

6∼7월 신규 고용이 부진했던 데 이어 8월 들어서도 고용 증가 폭이 2만명 초반대에 머문 것은 미국의 고용 사정이 경향적으로 나빠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고용시장은 7월부터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일자리 증가는 크게 둔화했고, 채용 공고가 감소했으며, 임금 상승세는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학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수입 관세와 이민 단속으로 노동 공급이 줄어든 것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기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를 초래할 것이란 경고를 지속해왔다.

특기할 지점은 신규 채용이 최근 몇달 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실업률이 완만하게 상승했다는 대목이다. 관세 정책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으로 신규 노동공급이 제한되다보니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주저하면서도 동시에 기존 직원을 해고하는 데 신중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최근 노동시장 상황에 대해 “노동 공급과 수요 모두가 뚜렷하게 둔화한 데서 비롯된 특이한 균형”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미 플로리다주 취업 박람회의 구인 광고.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플로리다주 취업 박람회의 구인 광고.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장은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정사실화

7월에 이어 거의 재앙 수준에 가까운 8월 고용지표로 말미암아 연준이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전날 96.4%에서 5일(현지시간) 99%로 올랐다. 심지어 연준이 빅컷(50bp)을 단행할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등장 중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이날 고용지표에 대해 “이번 지표는 본질적으로 이달 연준의 25bp 인하를 보장하며 연준이 지난 7월 회의 때 금리를 인하했어야 했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며 “나아가 다음 회의에서 50bp 인하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건 정해진 것처럼 보인다.  금리 인하가 시장금리를 얼마나 끌어내릴 수 있을지,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의 부활이 얼마나 강력할지 등을 예의주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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