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 가결 후 올해 2월 20일 10차 변론까지 어느덧 73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때만큼 긴장, 초조, 불안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안전하다고 장담할 만큼 이전의 평온한 일상으로 회복되진 못했다.
지난 73일간을 곰곰히 반추해보니 '없었고, 안했고, 모른다'는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돈다. 결론은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직 대통령을 위시한 국무위원과 군 장성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짧고 단조로운 '없었고, 안했고, 모른다'는 처음에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진실의 언어'였지만, 시간의 흐름속에 생존의 몸부림을 보여주는 '처절한 언어'로 변해 갔다.
아마도 그들은 계엄령 해제 후 계획도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건을 대했던 정도의 수준에서 매우 나이브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누구나 다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한 대 맞기 전까지는." 왕년의 복싱선수 마이크 타이슨이 남긴 명언이 떠오른다.
차라리 처음부터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수준에 맞춰 증인, 참고인 모두가 "없었고, 안했고, 모른다!" 라는 세 단어로 합을 맞췄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씁쓸한 망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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