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일자리 20만개…전년의 4분의 1도 안돼

내수 침체 장기화로 금융·도소매업 일자리 급감

일자리 고령화로 20대 첫 감소…대기업도 줄어

남자 비중 1.3배 커도 증가 속도는 여자가 2배

26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2024 인천 일자리 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2024.11.26. 연합뉴스
26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2024 인천 일자리 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2024.11.26.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최악의 고용 한파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햇 동안 증가한 일자리의 규모와 증가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특히 20대 청년층과 대기업 일자리는 처음으로 아예 감소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3년 일자리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일자리는 2666만 개로 전년보다 20만 개(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간 증가 수와 증가율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 이래 가장 낮았다. 지난 2022년의 일자리 증가가 87만 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이하로 급감했다.

정부 통계가 말하는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를 의미한다.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한 사람이 주중에는 회사에 다니며 주말에는 학원 강사 등을 했다면, 취업자는 1명이나 일자리는 복수로 계산된다. 일자리 수는 연중 근로일수를 가중치로 적용해 산출한다. 예컨대 평년(365일)에 연중 100일을 일했다면 일자리는 0.274개(=100÷365)이다.

 

전체 일자리수 및 증감, 형태별 증감, 일자리 규모. 자료 : 통계청
전체 일자리수 및 증감, 형태별 증감, 일자리 규모. 자료 : 통계청

지난해 일자리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은 내수 침체 장기화하면서 금융 및 도소매 등 일자리 비중이 높은 산업군의 일자리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설명했다. 전체 일자리 가운데 전년과 동일한 근로자가 점유한 지속 일자리는 2064만 개(77.4%), 퇴직·이직 등으로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는 304만 개(11.4%), 기업 생성이나 사업 확장으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298만 개(11.2%)로 나타났다. 기업 소멸과 사업 축소로 사라진 소멸 일자리는 277만 개였다.

지난해 일자리를 기업 특성별로 보면 회사법인이 1265만 개(47.4%), 개인기업체 829만 개(31.1%) 등의 순으로 많고, 회사법인에서 가장 많은 11만 개가 늘어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1654만 개(62.1%), 비영리기업 570만 개(21.4%), 대기업 441만 개(16.5%)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과 비영리기업은 각각 15만 개와 9만 개 늘어난 반면, 대기업은 4만 개가 감소했다. 연간 대기업 일자리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23년 일자리 증감 현황. 자료 : 통계청
2023년 일자리 증감 현황. 자료 : 통계청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513만 개(19.2%), 도소매업 323만 개(12.1%), 보건·사회복지업 264만 개(9.9%)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전년 대비 보건·사회복지업(10만 개), 제조업(6만 개), 숙박·음식업(6만 개), 전문·과학·기술업(4만 개) 등에서는 일자리가 늘었다. 반면 금융·보험업은 6만 개 감소했다. 금융권 지점 축소와 희망퇴직, 신규 채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의 비중이 높은 금융·보험업 일자리 감소가 사상 첫 대기업 일자리 감소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도 각각 5만 개, 4만 개 줄었다.

근로자 특성별로 보면 남자 1506만 개(56.5%), 여자 1159만 개(43.5%)로 남녀 일자리 차이는 1.3배 수준을 보였다. 다만, 전년 대비 일자리 증가 규모는 남자가 7만 개(0.5%)에 그쳤지만, 여자는 13만 개(1.1%)로 두 배 수준을 보였다.

연령별 일자리 비중은 50대 일자리가 637만 개(23.9%)로 가장 많고, 40대 620만 개(23.2%), 30대 529만 개(19.8%) 순이다. 전년 대비 60세 이상(38만 개) 및 50대(2만 개) 등은 증가한 반면, 40대(-11만 개) 및 20대(-8만 개) 등은 감소했다. 사상 처음 발생한 20대 일자리 감소는 이들이 많이 종사하는 도소매업의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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