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키오스크 증가에 불황까지 겹쳐

1~10월 판매직 11만명 줄어 그중 청년층 5만

정부 고용목표 취업자 증가 23만명 달성 난망

경기불황으로 인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판매직 종사자가 11만 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판매직 일자리의 절반은 청년층이었고, 노년층은 오히려 늘어나 고용시장의 고령화 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0월 판매직 종사자는 월평균 251만 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만 명 줄었다. 7차 표준직업분류 기준이 적용된 2013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감소 폭이 세 번째로 컸다.

판매직 종사자 감소는 온라인 상거래 증가, 키오스크 확대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내수 상황에 따라 감소 폭이 해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년(-12만 7000명), 2021년(-13만 2000명) 등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가 2022년(-9만 4000명), 2023년(-5만 5000명)에는 감소 폭이 크게 둔화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감소 폭이 다시 커졌고 결국 다시 10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2024.10.16.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2024.10.16. 연합뉴스

올해 들어 월별로도 판매직 종사자 감소 폭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5월 1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7만 1000명까지 내려갔지만 다시 늘면서 지난달에는 11만 9000명을 기록했다.

판매직 종사자 감소는 특히 소매 판매 부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 10분기째 감소하고 있다. 역대 최장기 연속 감소다. 내수의 양 축인 서비스 소비와 재화 소비인 소매 판매 가운데 소매 판매가 특히 부진해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판매직 고용 한파는 특히 청년층에 집중됐다. 올해 10월까지 줄어든 판매직 종사자 11만 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5만 1000명이 15∼29세 청년층이었다. 이어 50대가 3만 1000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30대(3만 600명), 40대(6400명) 등 순이었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오히려 9000명이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추이. 자료 : 통계청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추이. 자료 : 통계청

감소율 기준으로도 청년층이 13.5%로 가장 높았다. 청년층 인구가 줄어 청년 판매직 종사자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인구 감소율은 2.8%여서 판매직 종사자 감소율이 5배에 이른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노동시간이 짧고 임금이 낮은 청년층 일자리가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장기간 회복되지 못하면서 알바생 고용을 중단하고 자영업자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판매직 감소의 상당수는 저임금 청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0월 현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7000명이 감소한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만 4000명이 늘어났다.

 

산업별 취업자 현황. 자료 : 통계청
산업별 취업자 현황. 자료 : 통계청

내수 부진에 따른 고용 위축은 최근 도소매업·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심화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 8000명 줄어, 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8개월째 계속 취업자가 줄고 있다. 건설업도 9만 3000명 감소하며 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정부가 세운 고용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 7월 전망한 올해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3만 명이다. 하지만 10월까지 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18만 4000명에 그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2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건설업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당초 20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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