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물가상승률 1.3%…3년 9개월만에 최저

석유류 10.9%나 내려 15개월 만에 최대 하락

채소류 2년만에 15.6%나 올라 밥상물가 직격

특히 김장철 주 재료 배추·무 값 50%대 폭등

채소·석유류 기상·국제 정세 따라 변동성 크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 무 등  김장 주 재료의 가격이 50% 넘게 올랐다. 사진은 서울 한 전통시장에서 한 소비자가 배추와 무를 고르는 모습. 2024.10.30. 연합뉴스
김장철을 맞아 배추, 무 등 김장 주 재료의 가격이 50% 넘게 올랐다. 사진은 서울 한 전통시장에서 한 소비자가 배추와 무를 고르는 모습. 2024.10.30. 연합뉴스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체감물가는 전혀 딴판이다. 생활 밀접도가 높은 채소류의 상승률이 2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데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대표적 김장 재료인 배추와 무 등은 가격이 50% 이상 치솟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9(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2021년 1월(0.9%)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2.9%) 3% 밑으로 떨어진 뒤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9월(1.6%)부터는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처럼 뚜렷한 둔화세를 나타낸 것은 물가지수 기여도가 높은 석유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석유류는 품목성질별 지수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석유류가 포함된 공업제품 지수도 하락했다. 이에 따라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7%가 각각 상승했다. 전체 지수보다 다소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추이 및 주요 품목 상승률. 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추이 및 주요 품목 상승률. 연합뉴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1.2% 상승해 전체 물가를 0.1%p 끌어올렸다. 특히 채소류가 전년 동월 대비 15.6%나 올라 2022년 10월(22.1%)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채소류 가운데 김장 재료인 배추(51.5%), 무(52.1%) 등의 상승률이 50% 넘었고, 상추도 49.3% 올랐다. 쌀값은 8.7% 떨어져 지난해 1월(-9.3%)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사과(-20%), 포도(-6.5%) 등 과일류 가격도 안정세가 이어졌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작년에는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이 매우 높았는데, 올해는 출하량이 늘면서 하락세를 보인다"며 "반면 채소류는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하면서 21년 2월(-0.8%) 이후 4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1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10.9%)을 기록하면서 전체 지수를 0.46%p 끌어내렸다.

서비스 물가는 2.1% 상승했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 서비스 물가는 2.9% 오르며 전체 물가에 0.96%p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 : 통계청
2024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 : 통계청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1.6% 상승률을 기록하며 1%대로 내려앉았다. 생활물가 지수 상승률도 1.2%를 기록해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황경임 과장은 "국제 유가 안정화 및 지난해 높은 가격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됐다"며 "외식 물가는 배달료 상승, 일부 할인행사 종료 등으로 인해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물가에 영향이 큰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과일 가격도 지난해 기저효과 등으로 많이 안정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이 하락했다"면서도 "채소류와 석유류는 기상이변 및 국제 정세 등 외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석유류 및 과일류 가격의 기저 요인이 점차 사라지면서 11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소폭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기상이변·유가 불안 등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이내의 안정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김장철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 및 할인 등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가격이 많이 오른 배추(2만 4000t)·무(9100t)의 계약재배 물량을 시장에 빠르게 공급하고, 고추·마늘·양파 등 양념 채소(2000t) 공급도 확대할 방침이다. 내달 4일까지 배추·무(최대 40%), 대파·마늘·천일염·젓갈(최대 50%) 등 김장재료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소비자물가 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자료 : 통계청
소비자물가 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자료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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