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 1.6%↑…3년 반 만에 1%대

배추 54%, 무 42% 등 채소류 11.5% 급등

석유류 7,6%↓…소비자물가 상승 둔화 견인

이스라엘-이란 전운으로 국제유가 급등 변수

소비자물가 동향 (2024년 9월). 자료 :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 (2024년 9월). 자료 : 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둔화됐다. 지난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며, 3년 반 만에 다시 보는 1%대 물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춘 결정적인 요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물가 안정세다. 하지만 최근 중동지역 확전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김장철을 앞둔 시점에 배추가 50% 넘게 급등하는 등 채소류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 물가 상승률 둔화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지난 2021년 3월(1.9%) 이후 3년 반 만에 다시 기록한 1%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며, 2021년 2월(1.4%)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2.9%) 2%대로 낮아진 이후 둔화세를 거듭하며 지난 8월에는 2.0%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 추이 및 주요 품목 상승률 (2024년 9월)
소비자물가 추이 및 주요 품목 상승률 (2024년 9월)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결정적으로 둔화시킨 요인은 석유류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6%나 하락했다. 지난 2월(-1.5%) 이후 처음 내림세이며, 전체 물가에 대한 기여도는 –0.32%p였다.

석유류 물가는 지난해 높은 상승률을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국제 유가 하락까지 더해져 안정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중동 지역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9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발표된 당일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공습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한때 5%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생활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물가는 3.3%가 올랐다. 전체 물가 기여도는 0.14%p였다. 올해 상반기 중 크게 오른 과일류는 다소 안정세를 찾았지만, 김장철을 앞두고 관심이 높은 채소류 가격이 11.5%나 급등했다. 특히 김장 재료인 배추(53.6%), 무(41.6%), 상추(31.5%), 풋고추(27.1%)가 큰 폭으로 올랐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24일 오후 서울 한 시장에 배추가 놓여 있다. 2024.9.24. 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24일 오후 서울 한 시장에 배추가 놓여 있다. 2024.9.24. 연합뉴스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올해 5월 7.4%에서 6∼8월 안정세를 찾았지만, 폭염 탓에 지난달 다시 큰 폭 올랐다. 채소류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18.6%로, 2020년 8월(24.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는 배추 수급 안정을 위해 조기출하와 수입 확대로 1만t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10월 중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는 겨울배추가 올해는 폭염으로 인한 생육 지연으로 10월 말께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급적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이달 말 종료 예정인 배추·무에 대한 할당관세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지난달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3.4% 상승했다. 신선과실은 2.9% 하락했지만, 신선채소가 11.6% 올랐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1.5%를 기록해 1%대로 내려섰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0%로 전월(2.1%)보다 상승 폭이 작아졌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낮아지면서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적극 검토하는 분위기다. 특히 근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하지만 중동사태와 채소류 등 생활물가의 불안 요인이 여전하고, 부동산값의 상승 움직임과 가계부채 증가 등 위험 신호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섣부른 금리인하가 다시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급등을 부를 우려가 여전하다.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2024년 9월). 자료 :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2024년 9월). 자료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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