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벨트 파열음 부·울·경 지역으로 확대

공천 반발 본격화하나…쌍특검 오늘 재표결

깨끗한 공천한다더니 ‘약속 사면’ 서천호 공천

28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최근 자신이 4·10 총선 공천에서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28. 연합뉴스
28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최근 자신이 4·10 총선 공천에서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28. 연합뉴스

울산 남구갑 3선인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4·10총선 공천에서 자신이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으로 거론된 데 대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여당발 공천 파열음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 의원은 28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작년에 있었던 당무감사 등에 있어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저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기 위한 각본에 따라 오래 전부터 진행된 사실을 최근에서야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며 “본인은 중대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며 입었던 붉은 점퍼도 입지 않았다.

6개 지역구(중구·남구갑·남구을·동구·북구·울주군)가 있는 울산은 이 의원이 속한 남구갑 지역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지역은 단수공천(권명호) 및 경선 등 방식을 결정했다. 이 지역엔 4선에 도전하는 이 의원 외에 김상욱 변호사·박기성 전 울산교통방송 사장·최건 변호사·허언욱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가나다순) 등 5명이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공천 방식 결정이 지연되면서 이 의원이 ‘컷오프 대상에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 의원은 “어제(27일)는 급기야 컷오프 대상이 아님에도, 컷오프 대상이 됐다고 (TV조선에서) 보도되고 출마 포기의 결단을 촉구받는 것처럼 기사화되고 남구갑 지역을 국민추천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면서 “선출직 공인의 선출 절차가 사전에 공지된 대로 진행되지 않고 흥행몰이식으로 가는 데는 결단코 동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황야에서 존경하는 시민의 뜻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하고자 한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면서 낙동강벨트(부산·김해·양산)에서 시작된 ‘공천 파열음’이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전체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미 부산 사상에선 장제원 의원 최측근인 김대식 후보가 단수공천되면서,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이 삭발식까지 하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동훈 1호 영입인재’ 정성국 후보가 단수공천된 부산진갑도 다른 후보들과 지역 주민들이 단수공천에 반발하고 있다. 3선 조해진 의원이 전략공천된 김해을 지역구는 예비후보 5명이 조 의원을 허위 사실을 유표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고발했다. ☞국힘 ‘무음’ 공천? 공천 결정한 190곳 중 29곳 ‘파열음’

국민의힘은 그동안 ‘김건희 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표결을 앞두고 여당 텃밭의 공천을 보류하면서 ‘현역 불패’ ‘김건희 방탄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9일 쌍특검법(김건희 주가조작·대장동 의혹)과 선거구 획정안을 본회의에서 함께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재표결 이후 ‘공천 파열음’이 더 커질 수 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충남 홍성예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홍문표 의원은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의 경선을 중도 포기하면서 “36년 전 낙선한 지역구를 지금의 전혀 다른 동일 지역구 기준으로 잡아 감점을 준 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라고 항의한 뒤, 탈당 후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했다. 윤석열 대통령 사법연수원 동기인 고석 변호사가 단수공천된 용인병에선 컷오프된 서정숙 의원(비례대표)이 “공천 카르텔”이라고 반발했다. 서 의원은 결국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과 공관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얼마든지 유사한 사례들이 벌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 의원이 반발하고 있는 울산 남구갑 외에도 영남권 중엔 대구 북구갑(양금희) 등에서 국민에게 추천받는 ‘국민추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 영남권에선 대구 동구갑(류성걸), 대구 달서갑(홍석준), 경북 안동·예천(김형동), 경북 구미을(김영식),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김영식),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김희국) 등의 공천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 김형동 의원의 지역구인 안동·예천은 경선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날 24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경선 결과와 2개 선거구의 결선 투표 결과를 공개했지만 ‘현역 불패’ 기조를 이어갔다. 영남권에서 △주호영(대구 수성갑) △김상훈(대구 서구) △김승수(대구 북구을) △송언석(경북 김천) △김석기(경북 경주) △임이자(경북 상주문경) △김정재(경북 포항북) △구자근(경북 구미갑)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백종헌(부산 금정) △김기현(울산 남구을) △서범주(울산 울주) 등이 본선 티켓을 따냈다.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선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 댓글 공작' 사건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던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서 전 차장은 올해 설 특별사면에서 복권됐는데, 사면 발표 전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한 사실일 알려지면서 ‘약속 사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면·복권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후보에게 공천장을 주는 것이 한동훈 위원장이 밝힌 “깨끗한 공천”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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