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여론조사꽃과 비교해 봤더니…

응답률 2.6%만으로도 공표해서는 안 될 조사

무당층, 꽃·갤럽 비해 10~15%p 낮아 대표성 떨어져

보수과표집, 진보저표집 동시에…컨벤션 효과로 봐야

정권심판→정당심판으로 프레임 바꾼 갤럽도 문제

우리는 여론조사 만능 시대에 살고 있다. 여론조사에 웃고, 여론조사에 운다.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고,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도구로 여론 조사를 이용한다.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를 믿어야 할지, 무시해야 할지 어지러울 정도다. 총선을 앞두고 지지정당과 상관없이 여론조사가 잘못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숫자가 가진 마력 앞에 호흡이 가쁘고 머리가 아파오는 ‘여론조사 증후군’을 앓고 있다.

 

4·10 총선 후보공천이 한창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또한 리얼미터 여론조사가 공개되자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하 국힘)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앞서 골든크로스가 이뤄져졌다는 내용을 전하는 수많은 보도가 이어졌다. 권력 비판기능이 퇴화된 레거시미디어의 구미에 딱 맞는 결과가 나왔으니 그럴만하다. 그러나 유감스럽지만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가 넘었다는 수치는 근거가 없다. 국힘 정당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건 사실이지만 총선이 다가오면서 무당층이 줄어드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정당지지율과 관련, 매주 정례 여론조사를 공표하는 여론조사기관은 전화면접조사를 하는 한국갤럽과 여론조사꽃, 그리고 ARS 조사를 하는 리얼미터와 3곳뿐이다. 나머지 기관은 격주로 하거나 간헐적으로 조사를 한다. 이들 기관의 여론조사를 비교하면 가장 최근의 여론 동향을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

이들 여론조사업체의 조사 기간은 기관별로 조금씩 다르다. 리얼미터는 매주 화, 수, 목, 금 조사(2월4주차 20일부터 23일까지)를 한다.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26일)에 결과를 공표한다. 갤럽은 화, 수, 목 3일(20~22일) 동안 조사를 하고, 금요일(23일) 공개한다. 여론조사꽃은 주말이 낀 금,토에 조사(23~24일))조사를 해 월요일(26일) 발표한다.

언론에서 여론조사꽃을 거의 다루지 않기 때문에 리얼미터가 가장 최근 여론조사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론조사꽃 여론조사가 가장 최근 조사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리얼미터 조사를 보도하는 그 이상으로 여론조사꽃 결과를 취재, 보도하는 게 마땅하다. 여론조사 품질이 우수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 심지어 진보 언론에서도 리얼미터에 비해 여론조사꽃 전화면접조사를 보도하는데 인색하다. 여론조사꽃은 ARS 조사도 병행한다. 두 기관을 비교하는 것도 현상을 참작한다는 차원에서는 나쁘지 않다. 여기서는 여론조사꽃 ARS는 제외했다.

ARS를 이용한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낮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의 의견이 여론조사에 강하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정치고관여층, 특히 정치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돼 국민 모두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 이들은 특히 전당대회나 공천여론조사 등 주요 당내 행사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해 여론을 왜곡한다. 이를 컨벤션효과라 한다. 한국갤럽과 여론조사꽃 여론조사도 이같은 현상은 피할 수 없지만 ARS 조사를 하는 리얼미터보다는 그 강도가 약하다.

 

리얼미터 대통령 지지율 40%는 근거 없는 수치

갤럽과 오차범위를 벗어나고, 응답률 비교 불가

2월 4주차 여론조사 가운데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을 비교, 분석했다.

먼저 리얼미터 2월4주차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긍정평가)은 41.9%( 부정평가는 54.8%)를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4주 연속 상승해 약 8개월(2023년 6월 5주차 42%)만에 40%를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8개월전 갤럽과 여론조사꽃 결과를 살펴봤다. 대통령 지지율은 갤럽 36%, 여론조사꽃 36.5%였다. 리얼미터 조사와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여론조사의 품질을 고려하면 리얼미터 조사는 터무니없는 수치다.

2월 4주차 갤럽 여론조사(23일 공표)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34%(부정평가 58%), 여론조사꽃은 37.1%(부정평가 61.1%)로 집계됐다. 조사방식은 다르지만 리얼미터(표본오차 ±3.1)와 한국갤럽(표본오차 ±3.1) 결과는 오차범위를 벗어나 있다. 리얼미터 수치는 여론조사꽃과는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38.8%~40.2%사이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이미 과학의 범주를 벗어나 비교할 가치가 없다.

여론조사 응답률은 한국갤럽 15.5%, 여론조사꽃 14%, 리얼미터 2.6%로 응답률만 놓고 보면 공표해서는 안되는 여론조사다. 조사방법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구라미터’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리얼미터가 엉터리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갤럽, 민주당,국힘 정당지지율 최고점

공천 과정에서 지지층 결집 컨벤션효과

정당지지율을 보면 갤럽은 민주당 35%,국힘 37%,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 2%, 진보당 1% 등 순이었다. 무당층은 20%에 달한다.

여론조사꽃은 민주당 40.6%, 국힘 37.7%, 개혁신당 2.7%, 녹색정의당 1.5%, 새로운미래당 1.9%,무당층 14.5%로 집계됐다.

갤럽만 놓고 보면 두 정당의 지지율은 최근 6개월 정당지지율 가운데 가장 높은 고점을 기록했다. 총선을 앞두고 양당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당층이 최하인 20%를 기록한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힘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율도 상승했다.

그런데 두 기관의 정당지지율, 특히 민주당 지지율에서 큰 차이점이 발견된다. 갤럽은 국힘이 주로 앞서고, 여론조사꽃은 민주당이 앞선다. 이는 두 기관이 지향하는 성향 차이에서 발생한다. 이처럼 진보성향 기관에는 진보정당 지지가, 보수성향 기관조사에는 보수정당 지지가 보다 더 많이 드러나는 현상을 하우스이펙트(House Effect)라고 한다. 무당층의 많고 적음, 이른바 샤이진보의 있고 없음의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리얼미터조사에서는 민주당 39.5%, 국힘 43.5%, 개혁신당 4.3%, 녹색정의당 2.1%, 진보당 0.5%, 무당층 5.9% 등으로 집계됐다. 결과만으로 놓고 보면 민주당과 국힘의 지지율이 역전됐다. 정치고관여층이 여론조사에 적극 응해 무당층이 여론조사꽃이나 갤럽에 비해 10~15%포인트 낮은 게 특징이다. 이렇게 되면 표본의 대표성이 떨어진다. 이런 여론조사를 근거로 많은 언론들이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 넘었고, 국힘과 민주당 지지율이 골든크로스가 됐다고 기다렸다는 듯이 보도를 쏟아냈다. 엉터리 여론조사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앞다퉈 보도하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보수성향 응답자 과대표집…지지율 실체 좀 더 지켜봐야

지지율과는 별도로 2월 4주차 조사에서 갤럽과 여론조사꽃 이념성향을 살펴보면 보수성향이 과표집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보수성향 과표집은 윤 대통령과 국힘 지지율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특히 갤럽의 이념성향 표본구성비는 보수성향이 34%, 중도성향 28%, 진보성향 28%, 모름·응답거절 11%로 조사됐다. 진보성향 표본은 평균치지만 보수성향이 중도성향보다 높게 나왔다. 갤럽 조사에 변동이 클 때마다 나타나는 ‘이상 현상’ 이다. 최근에는 이런 빈도가 잦을 정도로 보수성향의 과대표집이 다반사가 되고 있다..

여론조사꽃 표본의 이념성향은 보수성향 30%, 중도성향 33%, 진보성향 27%, 모름·무응답 10%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꽃 조사에서는 진보성향은 변화가 없지만 보수성향 표본수는 증가했다. 여론조사꽃 조사에서는 진보성향이 보수성향을 앞서는 사례들도 종종 나타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기관 모두 보수성향 표본이 진보성향에 비해 더 많이 표집됐다.

리얼미터 이념성향은 지나치게 보수과표집이 이뤄졌다. 보수성향 30.4%, 중도성향 39.3%, 진보성향 20.6%, 모름 무응답 9.7%로 집계됐다. 보수와 진보의 표본이 9.8% 포인트 차이가 난다. 보수성향과표집과 진보성향저표집이 동시에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리얼미터 정당지지율 골든크로스는 여론조사표만 살펴봐도 근거없는 수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과 국힘지지율이 조금 오르는 것은 보수지지층이 후보공천 여론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타나는 컨벤션효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변화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두 차례 여론조사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공정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업체

대통령 지지율 45,1% , 정체 불명의 수치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긴 여론조사를 가장 먼저 공표한 업체는 여론조사공정이다. 보수매체 데일리안의 의뢰로 조사한 여론조사공정은 사실 여론조사업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2주마다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기관은 기본적으로 모두 조사하는 표본의 이념(정치)성향도 묻지 않는다. ARS 조사 중에서도 최악이다. 표본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알 수가 없는 깜깜이 여론조사다. 데일리안 22일자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45%대를 기록했다. 취임 이후 정례조사(2022년 7월 2일)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라는 표현으로 시작한다.

한국경제는 이런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쓴 유일한 메이저신문이다. 잘못된 여론을 전파하는 데 한몫을 한 셈이다.

‘상승세를 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45%대를 돌파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9~20일(2월 3주 차)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긍정 평가는 45.1%, 부정 평가는 52.3%로 집계됐다.’(한국경제 22일자)

그나마 한국경제 외에는 여론조사 공정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쓴 주류 언론사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응답자 이념성향도 파악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표 자체를 못하게 해야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정치성향별 표본 구성비에 따라 결과치가 달라지는 만큼 정치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반드시 이념성향 조사를 병행하는 것을 의무화활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여론조사공정에서 발표한 ‘대통령 지지율 45.1%’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정체불명의 수치’ 일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 긍정평가의 현주소는 미국 여론기관인 모닝컨설트 세계 지도자 여론조사(1월30일~2월 5일조사)에서도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오랫동안 꼴찌를 달리던 윤대통령 지지율은 23%(부정평가 72%)를 기록하고 있다. 독일(21%) 체코(19%) 총리와, 꼴찌인 일본 기시다 총리 18%에 앞서 뒤에서 네 번째다. 지지율이 21%~22%대에 고정되었던 것에 비해 1~2% 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이를 감안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초·중반에서 30% 중반대로 소폭 올랐다고 할 수 있지만 45%는 가짜 뉴스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총선에서 대통령지지율이 총선 득표율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40% 중반대는 돼야한다. 따라서 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는 현정권의 희망사항을 담은 페이크뉴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론조사는 과학의 영역, ARS 조사는 비과학적

리얼미터 등 ARS 조사에 일희일비 하지 않아야

지난해 한국조사협회(KORA)는 회원사 행동강령을 제정했는데 주요 내용은 ARS 조사는 과학적인 조사방법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고 ARS를 통해 여론조사를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또한 가상번호 이용시 10%, RDD 이용시 응답률 7% 이상을 달성하도록 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매주 실시하는 여론조사 가운데 한국갤럽과 여론조사꽃 전화면접 조사만이 과학적인 여론조사라 할 수 있다. 전국지표조사는 격주에 한번 조사한다. 여론조사는 통계를 기반으로 한 수학이면서 과학의 영역이다. 과학은 결과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동일한 방법으로 조사를 했을 때 결과치가 오차범위 안에 있어야 ‘검증 가능’이라고 할 수 있다. 협회가 이런 내용을 발표한 시점은 여론조사 결과가 현정권에 불리하게 나올 때다. 따라서 주요 보수언론에서조차 여론조사를 공표하기 위해서는 응답률이 6%이상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유아무야 되었으며 응답률 2.6% 리얼미터와 엉터리조사를 공개한 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까지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ARS조사는 표본과 응답률 등에서 과학적인 방법일 수 없다. 따라서 여론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은 물론, 독자들도 전화면접 조사인지 ARS 조사인지 먼저 확인하고 응답률까지 감안해 여론조사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 전화면접 조사를 하더라도 1000개의 표본으로 조사를 하면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가 ±3.1%포인트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5%라고 가정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1.9%에서 38.1% 사이에 있을 가능성이 95%라는 의미다. 35%는 표본오차의 중간값이다. 여론조사를 오차범위를 포함한 중간값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기르기 바란다. 그래야만 여론조사 증후군을 완화할 수 있다.

특정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 특히 ARS 여론조사는 그야말로 참고만 하고 그래도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다면 여론조사꽃과 한국갤럽 전화면접 조사를 비교분석하기 바란다.

 

갤럽, 정권 심판론에서 정당 심판론으로 프레임 전환

변경 사유 불충분, 외압 여부 관계없이 정도 걸어야

마지막으로 한국갤럽이 최근 정권심판이냐 정권지원이냐는 정권심판론 총선 프레임을 정당심판론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으로 슬그머니 변경한 사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갤럽은 한달에 1회 정도 정부 지원이냐 정부 견제냐는 질문으로 총선프레임을 조사해 왔다. 1월 2주차까지 정부 심판이냐 지원이냐는 내용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갤럽 1월 2주차 질문은 다음과 같다.

오는 4월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해 다음 중 어느 주장에 더 동의하십니까?

-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항목 로테이션)

이 질문에 대한 조사에서 현 정부 지원은 31%, 현 정부 견제 51%, 무응답은 14%였다.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정부 견제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1월 4주차 질문.

오는 4월에는 국회의원선거가 있습니다. 귀하는 이번 선거에 대해 다음 중 어느 의견에 가장 공감하십니까? (항목 로테이션)

-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

-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

- 양대 정당이 아닌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결과는 국민의힘 33%, 더불어민주당 33%, 제3지대 24%, 무응답 11% 등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제3지대 승리 희망은 양대정당에 대한 불만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선 프레임을 ‘정부 비판론’에서 ‘정당 비판론’으로 바꾸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제 3당을 범야권이라고 가정할 때 현정부 지원은 33%, 정부 견제는 57%로 오히려 정부심판론이 증가했다.

갤럽은 2월 3주차에도 같은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는 여당인 국민의힘 지원 36%, 제1당인 민주당 지원 31%, 제3지대 정당 지원 18%, 무응답 14%로 조사됐다. 현정부 지원이 36%로 조금 증가하고 정부 심판론은 49%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무응답층은 14%로 직전 조사에 비해 3% 포인트 증가했다.

갤럽은 질문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지금까지 대부분의 크고 작은 선거에서 여권은 정부 지원론을, 야권은 정부 견제(또는 심판)론으로 맞서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제3지대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면서 이번에는 현 정권 심판론, 거대 야당 심판론, 양대 정당 심판론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을 반영한 세 가지 주장을 제시하고 어디에 가장 동의하는지 물었다”고 밝혔다.

갤럽의 설명에서 수긍할만한 대목도 있다. 그러나 40년 이상 계속된, 특히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 심판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 프레임을 변경할 만큼 중요한 내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인 상황에서 정부 심판을 묻는 질문은 갤럽으로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갤럽의 주장대로 현정권 심판론, 거대야당 심판론, 양대정당 심판론 등 3가지를 조사하고자 했다면 질문을 보다 분명히 했어야 한다. 질문지에는 현정부도, 거대야당이란 단어도 보이지도 않는다. 양대정당이라는 말만 나온다. 어떤 수치가 현정권 심판이고, 거대야당 심판인지 분명치가 않다. 한마디로 맥락이 없는 질문이다.

갤럽은 프레임 전환으로 언론 지면에서 정부 견제(심판)라는 기사를 없애는 큰 성과를 거뒀다. 총선 프레임 전환은 외압 유무와는 상관없이 합리성이 떨어진다. 갤럽이 정도를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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