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폭 축소, 추석 앞 농산물값 치솟아
생활물가지수 4.4%나 올라 체감 수준은 더 높아
사과 55%, 복숭아 40% 등 신선과실 24% 급등
정부 "물가 10월부터 안정될 것" 여전한 낙관론
유가 등 변수 여전해 연말 목표 3% 달성 "글쎄요"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더니 소비자물가가 3% 후반대로 올랐다. 지난 7월 2% 초반까지 떨어졌던 소비자물가가 이후 두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국제 유가의 상승과 추석 연휴를 앞두고 크게 오른 농산물값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체감물가의 성격을 갖는 생활물가지수는 더 크게 올라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 8월(3.4%)에 이어 두 달째 3%대 오름세를 이어가며,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은 준 요인은 국제유가다. 9월 석유류값은 4.9% 하락했다. 지난 7월 -25.9%, 8월 –11.0% 등으로 크게 떨어졌던 석유류값 하락 폭이 줄어들면서 전체 물가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류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7월 -1.49%p에서 8월 –0.57%에서 9월에는 -0.25%p로 둔화했다.
농축수산물도 3.7% 올라 전월(2.7%)보다 상승 폭이 컸다. 특히 농산물은 7.2% 오르며 작년 10월(7.3%)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 가운데 사과(54.8%), 복숭아(40.4%), 귤(40.2%) 등 신선과실이 24.4%나 올라 지난 2020년 10월(25.6%) 이후 최대 폭의 상승을 보였다. 신선과실은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과실 품목이다.
정부는 이달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해 배추·무 등의 할인 판매를 지원할 예정이다. 생산 부족으로 가격이 오른 사과는 계약 재배 물량 1.5만t(톤)을 출하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8%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3.3%였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4% 상승했다. 식품은 4.6%, 식품 이외는 4.2%가 각각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3.7%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사과, 복숭아 등의 생육 초기인 여름철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나 출하량이 감소했다"며 "일부 수입 과일의 수입량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고 과실류 가격 상승의 원인을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서비스 물가의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3%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10월부터는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 부총리는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이날 오전 열린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통해 "지난달에는 기저 효과가 일부 작용한 가운데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전월에 이어 오르면서 9월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김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부터 둔화 흐름을 보여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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