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
"국힘, 수조물 마셔…쇼 할거면 제대로 해라"
이재명 "우리 사회 점점 더 무기력증 확산돼"
"역사 변화 민중이 만들어…함께 막아내자"
촛불대행진 "오염수 막으려면 윤석열 퇴진"
일본 후쿠시마 핵 폐수 해양 투기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7월 첫날부터 거리 투쟁을 거세게 전개했다.
민주당은 1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고 총집결했다. 최고기온 34도까지 올라가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5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범국민대회에서는 당 지도부부터 각 지역 시·도당 위원회 관계자까지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복기왕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가 일본 정부보다 더 앞장서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설파하고 있다. 이런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느냐"며 "지금이라도 대통령답게 행동하지 않으면 역사는 매국, 친일이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호 울산광역시당 위원장은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지난 13일 '핵 오염수'라고 표현한 민주당 울산시당 인사를 고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울산 시민들을 옥죄고 울산시민들의 입을 막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울산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국회의원 59명이 2021년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결의안에 동의한 것을 언급하며 "괴담을 뿌리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인가. 사퇴하고 국민 앞에 반성하면 진정성을 믿겠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핵 폐수 해양 투기 관련 자유발언을 하던 중 퇴장 당한 경북 경산시의회 민주당 이경원 의원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지방의회도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했다. "강하게 끝까지 발언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발언엔 시민들이 "괜찮아"를 연호하며 응원했다.
당 지도부도 맹폭을 퍼부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가 그렇게 깨끗하면 너나 마셔"라고 외치면서, 처리된 후쿠시마 핵 폐수를 마실 수 있다고 발언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언제 마실 것이냐"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힘 의원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수조 속 바닷물을 떠 마셨다. 우스꽝스런 시절이다. 쇼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며 "국힘 의원들에게 요구한다. 당장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한번 마셔보고 가족들에게 권유하길 바란다"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니들이 물맛을 아냐"고 외치며 "아직 방류도 시작 안 했는데 노량진 횟집에서 '먹방 쇼'나 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안전성 검증하고 싶다면 후쿠시마 '한 달 살이'를 해라. 세슘 우럭이나 먹방하라"고 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약수터 물도 정기점검해서 기준치 이상 불순물 나오면 폐쇄한다. 우리 앞바다에 후쿠시마 오염수라니 웬말이냐"며 "무슨 이득이 있다고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 '앞잡이' 노릇 하나. 그렇게 안전하면 자기 나라 가져가서 식수로 사용하라고 하라"고 외쳤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당한 주장을 괴담이라고 하고 선동이라 한다. 국민의 85%가 괴담 선동에 놀아나는 한심한 수준이란 얘기가 된다"며 "대한민국 국민을 그런 수준으로 보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한민국 국민이 맞냐"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후쿠시마 핵 폐수) 청문회를 반드시 열도록 여당과 계속 대화하겠다"며 "여당의 원마음은 후쿠시마 핵물질이 위험하다 생각하면서도 말과 행동이 다르게 나오는 이 우스꽝스러운 현실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권력자들에게 맡긴다고 해서 그들이 우리를 위해 복무하지 않는다"며 "우리 스스로가 함께 손잡고 나서서 실천하고 행동해야 국민을 위한 나라가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대한민국은 자주독립 국가이고 주권국가"라면서 "일본이 부당하게 독도를 침탈하고 한국 바다를 오염시키면 '일본 하지 마라' '안전성 검증 같이 하자' 말해야지 반대하는 국민들을 괴담 유포한다고 수사한다고 협박하는 나라가 어디있느냐"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먼저 앞서 나라의 주권을 든든하게 지키고 이웃나라가 대한민국을 침탈하면 먼저 나서서 싸워주고 대신 싸우겠다고 말하는 나라를 우리가 꼭 만들어야 한다"며 "누구도 국민들에게 그냥 길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스스로 나서서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점점 더 우리 사회 무기력증이 확산되는 것 같다. 너무 험악한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뭐냐 생각이 들 수 있다"며 "(그러나) 역사적 거대한 변화는 어떤 권력자가 아니라 한 명 한 명 민중들이 나서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시 일어설 때가 됐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도, 후퇴하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도, 침탈당하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도 결국 우리 국민들이 함께 나서서 해야 할 일"이라며 "함께 싸워달라, 민주당이 앞서나가겠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결사 반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범국민대회에서는 어업인과 원자력 전문가 등 시민사회에서도 목소리를 보탰다.
김영철 전국어민회 총연맹 중앙집행위원장은 "7월 4일 경남 남해에서 1000여 명 어민들이 오염수 반대 집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7월중 통영, 부산, 강원도까지 집회계획하고 있다"며 "삶의 터전, 소중한 바다를, 생존권을 지켜내는데 어민들이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도대체 공해상 오염 확산시키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정체성이 무엇인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 허구로 폭력적 이용을 자행하는 것 아닌가"라며 "내년부터 기여금 전액 지불 연기 및 삭감할 것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촛불시민 "오염수 막으려면 윤석열 끌어내려야"
민주당 범국민대회에 이어 같은 자리에서 오후 6시부터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46차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촛불대행진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1만 명(오후 8시 기준)이 참가했다.
촛불행동은 매달 첫주 촛불대행진을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정헌 전 jtbc 앵커 사회로 진행된 '7월 윤석열 퇴진 문화제'에서는 극단 '경험과 상상'의 노래극 〈갈 수 없는 고향〉 공연과 서울연합 대학생 풍물패 너울의 공연, 윤석열 퇴진 개사곡 경연대회 본선 무대, 오솔잎의 율동 배우기, 퇴진뉴스 코너 등이 진행됐다.
지난달 28일 별세한 촛불대행진 자원봉사단원 조일권 씨에 대한 추모도 진행됐다. 조 씨는 췌장암 말기에도 매주 촛불행동에 참가했다. 그는 생전에 "나의 암을 뿌리 뽑는 것도 나라의 암을 뿌리 뽑아야 가능한 일 아이냐"라고 말했다. 이 전 앵커는 '촛불행동의 노래'라는 고인의 시를 낭독했다.
시민들은 오후 7시 40분부터 행사장을 떠나 태평로터리, 무교동, 종로1가를 지나 일본 대사관 앞으로 행진했다. 시민들은 행진을 하며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중지하라" "일본의 핵테러 저지하고 바다와 소금을 지키자" "방사능 오염수 투기범죄 비호하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한봉희 씨(배우)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정리 집회에서 후쿠시마 핵 폐수 해양 투기에 대해 "바다에 들어가 물질하는 분들, 어업하시는 분들, 반찬가게 사장님들, 식당하는 자영업자들, 큰 일이다. 수많은 국민 목숨이 달린 문제"라며 "국힘당은 오염수 괴담 퍼뜨리지마라 10년동안 아무 문제 없지 않았냐 하는데 누가 아냐. 언제, 어떻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르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시찰단은 왜 간 것인가. 일본에서 써준 것 그대로 복사해와서 왜 자꾸 일본에 앞장서서 일본 편을 들어주나. 정신 나갔냐. 너무 화가나 죽겠다"며 "좀 더 나이들고 좀 더 시간이 흘러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그러니까 방류되기 전에 막아야 한다. 오염수 막으려면 윤석열부터 끌어내려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시민들은 욱일승천기와 윤석열이 합성된 대형 현수막에 '방사능 스티커'를 붙이는 행진의식을 끝으로 집회를 마쳤다. 시민들은 〈연합뉴스〉 사옥을 향해 "연합뉴스는 윤석열 퇴진 촛불을 보도하라"고 외치며, 함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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